다시 뛰는 수·용·성 집값.. "강남·판교 직장인 몰린다"

최상현 기자 2021. 2. 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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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성(수원·용인·성남)이 돌아왔다"

규제를 하면 인근이 오르고, 인근이 오르면 키맞추기를 하느라 다시 근처가 오르던 경기도 부동산 시장이 돌고 돌아 ‘수·용·성’에서 뜨거워지고 있다. 고양·김포·파주·남양주 등 중저가 지역에서의 ‘키맞추기’가 마무리되며 다시 고가 지역으로 사이클이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 유리창에 붙은 아파트 매매가격표를 한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9일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2월 첫째주 경기 성남시의 아파트값은 한주 새 1.08% 상승하며 2년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용인시 아파트값은 0.90%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수원시도 0.77%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지역 내 ‘1급지’로 통하는 자치구는 모두 1%대의 주간 상승률을 보였다. 성남 분당구 아파트값은 한주 새 1.13% 상승했고, 용인 수지구와 수원 영통구도 각각 1.09%와 1.0% 올랐다.

상승률만 놓고 보면 고양(1.36%)이나 의정부(1.04%), 남양주(0.90%) 등 경기 북부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수용성은 기본적인 가격 수준이 높은 만큼 ‘상승액’은 훨씬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성남 분당구 아파트 매매거래가격은 평균 10억원을 넘어섰고, 수원 영통구와 용인 수지구도 각각 6억4282만원과 6억5649만원에 달했다.

신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84㎡는 지난달 24억 1000만원에 거래되며 전 거래가 대비 2억원 상승했다. 수원 영통구 이의동 ‘광교2차 e편한세상’와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 ‘래미안수지이스트파크’ 전용 84㎡는 최근 ‘10억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순환장세가 다시 수용성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용성의 상승 요인으로 ▲전세가격 상승 ▲더 좋아질 강남 접근성 ▲직주근접 강화 등을 꼽았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경기 아파트 전셋값은 7.17% 상승했다. 수원 영통구(11.61%)와 성남 분당구(10.97%), 용인 수지구(9.19%)는 모두 경기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외 전셋값 상승률이 10%를 넘긴 지역은 광명, 광주, 남양주, 김포 정도다.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올라가면 매매가격을 밀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전셋값이 급격히 상승하면 주거 불안이 심해지면서 매매수요로 돌아서게 된다"면서 "수용성 자체로도 전셋값이 크게 오른데다 강남3구 전세에서 밀려난 이들이 강남에서 가까운 수용성 매수로 유입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수용성의 가장 큰 장점인 ‘강남 접근성’은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역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용인역은 GTX-A가 개통되면 강남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수인·분당선과 신분당선 연장 등도 추진되고 있다. 교통 호재가 매매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용성은 서울의 왠만한 외곽 지역보다 강남 출퇴근이 편하다는 장점으로 발전한 지역"이라며 "GTX부터 지하철 연장까지 대중 교통망이 대대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 배후 주거지로서 매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남보다 더 가까운’ 직주근접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상승 요인이다. 성남 고등지구와 금토지구에는 판교 제2·3테크노밸리가 대표적이다. 이미 카카오, 넥슨, NC소프트 등 IT기업이 입주하고, 지난해 기준 근무직원이 약 6만5000명에 달하는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더 커진다는 얘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급대책이 수용성 상승세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난이 해소되지 않는 한 수용성 매수세가 잦아들기는 어려워보이고, 막연하고 먼 미래에 실현될 내용이 대다수인 2·4 공급대책으로는 단기적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정부가 신규 택지지구 공급 등 추가 정책으로 정말 ‘공급 쇼크’를 준다면 수용성 집값이 주춤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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