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독방은 글로벌 몇위? 온두라스·노르웨이..최악의 교도소를 가다 [왓칭]
동부구치소 사태로 떠오른 재소자 처우
12년 옥살이 기자의 글로벌 감방 보고서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자유형(自由刑)은 ‘감염을 피할 자유’까지 박탈하는 것일까. 9일까지 서울동부구치소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1200명을 넘어설 만큼 전국 교정시설의 코로나 확산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연말 우리는 구치소 창살 밖으로 튀어 나온 ‘살려주세요’ 종이를 통해 불편한 진실을 목격했다. 국가가 사회와 격리한 범죄자들은 코로나 확진자와 격리될 최소한의 기본권마저 함께 잃는다는 사실 말이다. 형 확정 여부는 중요치 않다. 세계가 극찬한다는 K-방역 대상에 ‘구치소 미결수’까지 품을 여유조차 없다는 건 아이러니다.
한국에서 구치소·교도소는 길 안내 내비게이션에서도 도무지 찾을 수 없는 곳. 마치 지도 속에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교정시설은 혐오시설’이라고 안내하는 것만 같다.
◇글로벌 감방 보고서, 지상 최악의 교도소에 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지상 최악의 교도소에 가다(Inside World’s Toughest Prisons)’는 영국 언론인들이 세계 곳곳 교도소를 찾아가 직접 감방 생활을 체험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다큐멘터리이다.
특히 시즌2부터 합류한 ‘재소자’ 출신 언론인 라파엘 로우(53)가 현장을 더욱 생생하게 전한다. 그는 살인 누명으로 종신형을 선고 받고, 12년 수감 생활을 하다 무죄로 풀려나온 인물이다. 감방 안에서 언론학을 공부했고, 석방 뒤 기자가 됐다.
매달 수백명이 살해 당해 ‘살인 도시’로 불리는 곳에 있는 온두라스 교도소에는 감시 인력이나 장비가 턱 없이 부족하다. 가장 흉악한 죄수들이 무기를 들고 경찰 대신 법의 집행자가 돼 교도 행정 위에 군림한다. 쓰레기 더미를 파헤치는 까마귀 떼, 중세 시대 같은 배수 시설, 식료품이 없어 쥐를 잡아먹는 재소자들의 모습이 근대적인 감옥과 처벌의 의미가 도대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노르웨이, 아름다운 구속?
처참하고 위험한 필리핀, 코스타리카 교도소보다 ‘호텔급 시설’을 자랑하는 노르웨이 교도소가 더 충격적이다. 많은 시청자들은 처벌과 응보보다 갱생에 초점을 맞춘 노르웨이 할덴 교도소 내부를 보며 혼란에 빠질 것이다.
다큐에선 살인과 강간, 마약 범죄를 저지른 강력범들이 개인 냉장고와 텔레비전, 깨끗한 화장실, 햇빛이 쏟아지는 통유리창이 딸린 ‘북유럽 디자인 원룸’에 살며 교도관들과 카드 놀이를 하고, 드럼 연주까지 한다. 우리 정부가 전세난 해결책으로 선보인 ‘호텔 개조 임대주택’보다 훨씬 쾌적해 보이는 수감 환경이다.
[기사보기] 호텔방 임대주택 가보니 “값싼 원룸일뿐, 바닥 난방도 안돼”
할덴 교도소 측은 이런 편의 시설과 교화 활동으로 재범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노르웨이에서는 여전히 ‘중범죄자들에게 막대한 세금을 퍼부으며 재사회화의 기회를 부여해야 하느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할덴 교도소를 짓는 데만 1억3800만 파운드(약 2110억원)가 들어갔다. 여러차례 디자인상을 수상한 아름다운 감옥에선 수용자 1인 당 매년 9만8000파운드(약 1억5000만원)가 투입된다.
교도소 측이 지난 2019년 BBC에 밝힌 소신은 이렇다. “노르웨이에서 처벌은 자유를 빼앗는 것이다. 다른 권리는 그대로 유지된다. 죄수들은 투표할 수 있고,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일반 시민과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 수감자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잘못을 했고, 벌을 받아야 하지만 여전히 인간이다.”
‘지상 최악의 교도소에 가다’는 2016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5개 시즌이 나올 만큼 흥행에 성공했다. 한 편당 40~50분 분량으로 현재까지 모두 19개국 교도소를 다뤘다. 시즌 5는 올해 초 공개됐다.
진행자가 알몸 상태(항문 검사 포함)로 신체 수색을 받고 입소하는 첫 장면부터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처음부터 줄거리를 따라잡을 필요가 없어, 관심 가는 편부터 골라 봐도 괜찮다. 험악한 코스타리카나 온두라스 편을 먼저 본 뒤, 노르웨이나 독일 편을 시청하는 것을 추천한다.
보고 나면 마음 속에서 이런 의문이 솟아날 것이다. ‘과연 한국의 현 상황은 어디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까.’
[기사보기] “이재용 독방, 화장실 칸막이도 없어…가장 열악”
개요 다큐멘터리 l 영국 l 40~50분·5개 시즌(총 19편)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특징 본격 준법 정신 자극 영상
☞바로보기 클릭
※'기사보기'와 ‘바로보기’ 클릭은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 작동합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셀린느, 새로운 글로벌 앰버서더에 배우 수지 선정...‘빛나는 존재감’
- “김준수는 마약 사건과 관련 없어… 2차 가해 멈춰달라” 2차 입장문
- [Minute to Read] Samsung Electronics stock tumbles to 40,000-won range
- “주한미군 이상 없나?” 트럼프 2기 미국을 읽는 ‘내재적 접근법’
- 온 도시가 뿌옇게… 최악 대기오염에 등교까지 중단한 ‘이 나라’
- 한미일 정상 "北 러시아 파병 강력 규탄"...공동성명 채택
- [모던 경성]‘정조’ 유린당한 ‘苑洞 재킷’ 김화동,시대의 罪인가
- 10만개 히트작이 고작 뚜껑이라니? 생수 속 미세플라스틱 잡은 이 기술
- 와인의 풍미를 1초 만에 확 올린 방법
- [북카페] ‘빌드(BUILD) 창조의 과정’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