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묻지마 폭행' 30대, 1심서 징역 1년6개월

상해·폭행 혐의..처음 본 여성 상해 입히고 행인 4명 폭행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처음 본 여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저지른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9일 상해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이모씨(33)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 판사는 "이씨와 마주쳤다는 이유만으로 폭행당한 피해자들이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은 대체로 이씨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판사는 또 "이씨는 비슷한 범행을 수차례 저질렀다"면서 "이씨가 사람들이 자신에게 해를 끼칠 것 같다는 등 불안감에 휩싸여 방어적으로 폭력을 저지른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씨 측 변호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조현병을 앓고 있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이 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사는 이씨가 사람이 많은 지하철 역사에서 범행한 점, 이씨가 정신과 폐쇄병동 입원을 거부한 점, 이씨가 항의한 피해자들을 찾아가 더 세게 폭행한 점, 가족이 이씨를 치료하기 위해 수차례 노력했으나 실패한 점 등을 양형의 근거로 들었다.

이씨는 지난해 5월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처음 보는 30대 여성의 얼굴 왼쪽 광대뼈를 주먹으로 때려 상해를 입히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또 서울역 인근에서 행인 4명을 밀치거나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철도경찰대)는 한달 뒤 서울 동작구의 자택에 있던 이씨를 긴급체포한 뒤 두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철도경찰대의 긴급체포 과정이 위법했고 이씨의 행동이 여성혐오에 기인한 무차별적 범죄라기보다는 조현병 등에 의한 우발적 행위로 보인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철도경찰대는 이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rnkim@news1.kr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