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방문했던 씨젠, '매출 뻥튀기'로 주가 '경고등'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시총 2위했던 씨젠
전날 증선위서 회계처리 기준 위반 제재
과징금 액수는 향후 금융위서 최종 결정
씨젠 "회계 전 담당 임원 이미 퇴사 상태"
앞선 '매출 뻥튀기' 회사들 매매거래 정지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한때 코로나19 진단 키트로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빠르게 올라서며 주주들에게 '대박'종목으로 통했던 씨젠의 주가가 미끄럼틀에 속도가 붙고 있다. '매출 뻥튀기'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기 때문이다.

9일 오후 2시14분 기준 씨젠의 주가는 전날 대비 3800원(2.11%) 내린 17만6300원을 거래되며 시가총액 4조6251억원을 기록 중이다.

씨젠은 2019년 말까지만 해도 시총 순위 43위의 기업이었다. 하지만 1년 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며 고속성장을 이뤄냈다. 씨젠은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 및 생산해냈고, 진단키트의 국내외 수요 급증에 주가가 폭등하면서 지난해 7월20일에는 시총 2위(4조6828억원)에 등극했다.

주가로 살펴보면 지난해 연초(1/2) 3만950원이던 씨젠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성장하며 같은 해 8월7일 31만2000원까지 올라 연초 대비 908% 상승했다. 그야말로 '로또 급' 질주를 보여준 것이다.

전염병 진단키트에 대한 발빠른 대처에 씨젠의 경영진은 한때 시장과 투자자들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 시장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천종윤 씨젠 대표는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오기 나흘 전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 착수할 것을 지시하고 모든 임직원에게 진단키트 개발에 힘쓸 것을 지시했다.

지난해 3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씨젠을 방문해 신속한 대처에 감사하다는 격려를 받기도 했다. 지난 연말에는 씨젠의 천종윤 대표이사가 '2020년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자 정부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훈하며 케이(K)-바이오의 일등 공신으로 부상했다.

비록 주가는 코로나19 백신의 개발과 보급으로 인해 전염병 확산 초기와 같은 화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점차 내렸지만 최근까지도 20만원대 내외를 구간을 맴돌았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씨젠이 매출을 부풀려왔다는 이유로 제재를 내리면서 시장의 평가가 전복됐다.

전날 금융위원회 산하기관인 증권선물위원회가 씨젠에게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 사유로 과징금 징계를 내렸다. 과징금 부과액은 향후 금융위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으로 아직은 미정이다.

이 밖에도 증선위는 전날 치러진 임시회의에서 씨젠에 ▲감사인 지정 3년 ▲담당 임원 해임권고 및 직무정지 6개월 ▲내부통제 개선권고 ▲각서 제출요구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씨젠이 회계처리를 기준을 위반한 해당 사업연도는 2011년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다. 증선위의 지적사항은 매출 및 매출원가 과대계상 등이다.

증선위에 따르면 씨젠은 대리점에 무리하게 납품한 물량을 수입으로 회계처리하는 수법으로 매출을 부풀렸다.

회사는 지난 2011~2019년 실제 주문량을 초과하는 물량의 제품을 대리점으로 임의 반출하고 이를 전부 매출로 처리했다. 수요처에 납품되고 실제 판매되지 않은 부분까지 수익으로 포함한 것이다.

증선위는 "회사는 실제 주문량을 초과하는 과도한 물량의 제품을 대리점으로 임의반출하고 이를 전부 매출로 인식함으로써 매출, 매출원가 및 관련 자산 등을 과대 또는 과소 계상했다"고 밝혔다.

씨젠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사는 이미 지난 2019년 3분기에 상기 2항의 감리 지적사항과 관련된 과거의 모든 회계 관련 사항을 반영해 재무제표를 수정했다"며 "이를 2019년 3분기에 공시했으므로 금번 조치로 인한 추가적인 수정이나 정정할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담당 임원 해임권고 및 직무정지 징계에 대해서는 "전 담당임원 해임권고 조치는 조치대상자가 퇴사해 퇴직자 위법사실 통보로 갈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씨젠과 같이 허위로 매출을 부풀린 회사들은 과징금 외에도 검찰통보 조치를 받으며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지난달 27일 위니아딤채는 매출액 및 매출원가를 과대계상해 회계위반 혐의로 ▲전 대표이사 과징금 1000만원 등 외에도 회사와 전 대표이사에 대한 검찰통보를 받았다. 이로 인해 위니아딤채는 거래소로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거래정지를 당했다.

시큐브 역시 매출을 부풀려 증선위로부터 과징금과 감사인지정 3년 조치가 취해졌고, 회사 전 대표이사 해임권고 및 검찰통보를 받았다. 같은 사유로 거래소로부터 매매거래 정치 조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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