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통화 않는 바이든의 대중 전략.."동맹과 연대가 먼저"
긴장감 고조 속 中 환구시보 "中·美 경쟁과 함께 협력하면 모두 윈윈"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윤다혜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전화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동맹국들과 대중(對中) 문제에 있어 '일정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판단했을 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신뢰관계가 무너진 동맹국들을 한 차례씩 다독이고 미국의 민주주의 가치를 중심으로 다시금 규합하자는 뜻을 전달한 뒤에야 중국과의 통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동맹 간 결속과 다자주의'를 강조하는 외교 방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한 미중정상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취임해 9일로 21일째가 됐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 주석 또한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일 당시에는 축전을 보냈지만 대통령 공식 취임 후에는 아직까지 축전을 보내지 않았다.
8일(현지시간)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지금까지 통화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우리 (외교) 전략의 일부는 우리의 파트너들과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한주간 통화 내용을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 총리, 한국 대통령, 호주 총리 등과 통화를 했고 중국은 그 안에서 중요한 대화 주제였다. 유럽 동맹국과의 통화에서도 중국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외교) 전략은 지역 내 파트너들과 확실하게 협력하는 것으로, 먼저 (그들과) 그러한 전화와 약속을 하고 (논의 내용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과 국회의사당에서 협의를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아직 여기(백악관)온지 2주 반밖에 되지 않았다"며 "아직 모든 글로벌 리더들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적절한 때'가 되면 미중정상 간 통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뜻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바이든 정부는 대외정책에 있어 '동맹국들과의 협의'를 우선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지명자 청문회 당시 중국, 러시아, 북한의 위협 등을 거론하면서 "전 세계 정부 및 파트너들과 협력함으로써 미국 외교를 우리 시대의 가장 긴급한 도전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재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의 통화는 이탈리아 등 또 다른 미국의 동맹국가 수장들과의 통화가 마무리된 후에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 캐나다, 멕시코,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일본, 한국, 호주, 인도 측 정상들과의 통화를 마쳤다.
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3일 카네기 재단이 일본 국제관계포럼(JFIR)과 공동 주최한 '중국 다루기' 웨비나에서 에이미 시라이트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일방적인 지도력을 발휘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미국이 역내 문제에 대해 일본과 호주, 유럽국가 등 강력한 동맹들과 연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가 민주주의 국가들과 연합체를 구성해 중국의 약탈적 관행에 대항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 함께한 패트리샤 김 미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바이든 정부의 중국 정책의 핵심은 민주주의 등 미국의 가치를 가장 중심에 두고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이같은 협력이 '미국의 위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동맹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미국이 동맹국들에 설득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며 "(미국과 중국 간) 극심한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에 중국이 대응하면서 양국 간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다.
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인터뷰와 관련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대중관계에 있어 "국제적 규칙이라는 수단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언급한 데에도 "중국은 국제규범을 어기고 질서를 어지럽게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환구시보는 "중국과 미국이 경쟁과 함께 협력한다면 양국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다"며 바이든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 미중관계 개선에 문을 열어놓는 모습을 보였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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