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모리 '여성 비하' 발언 파장..올림픽 자원봉사자 390명 사퇴

성화 봉송 주자도 2명 사퇴..스폰서 기업으로부터 항의도
니카이 자민당 간사장 "사퇴하면 새로 모집" 발언도 논란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 [로이터]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진행에) 시간이 걸린다”는 ‘여성 비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모리회장의 발언 직후 약 390명의 자원봉사자가 조직위 측에 사퇴를 통보했다. 사퇴 의사를 밝힌 자원봉사자는 대부분 모리 회장의 발언을 이유로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도쿄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 2명도 모리 회장의 발언을 이유로 사퇴했다. 조직위에는 최근 닷새 동안 약 350통의 전화와 약 4200통의 메일 문의가 있었고, 이 가운데 90%는 모리 회장의 발언에 대한 항의 및 의견 제시였다고 한다.

앞서 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같은 발언을 해 여성 비하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 8일 조직위가 개최한 온라인 회의에 참여한 올림픽 스폰서 기업으로부터도 “올림픽 이념에서 벗어난 발언으로 유감”이라는 모리 회장의 발언에 대한 항의가 있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논란이 계속 확산하자 조직위는 이사와 평의원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 회의를 오는 12일께 개최해 모리 회장 발언에 대한 대응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모리 회장은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지난 4일 취재진에 “올림픽·패럴림픽 정신에 반하는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사죄하면서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사임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와 관련, 모리 회장은 전날 도쿄신문의 취재에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후 “모두에게 폐를 끼쳤다”는 생각에 일단 회장직 사퇴 의사를 굳혔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이날 보도했다.

모리 회장은 도쿄신문에 조직위 간부가 만류해 사퇴 의사를 번복했다고 밝혔다.

집권 자민당의 실세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주위의 기대에 부응해 확실히 해줬으면 한다”며 모리 회장이 조직위를 계속 이끄는 것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니카이 간사장은 자원봉사자의 사퇴에 대해서는 “사태가 안정되면 그 사람들의 생각도 바뀔 것”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사퇴하고 싶다면 새로운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고 말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 담당상은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자원봉사자 사퇴에 대해 “매우 무겁다”면서 사퇴하면 새로 모집한다는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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