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정세균-임종석 '협공'에 이재명 '반격'..與 '기본소득 논쟁'

권혜민 기자 2021. 2. 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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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차기 대선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간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 지사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에 대해 이 대표가 부정적 입장을 보이자 이 지사가 재차 반격에 나서면서 설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 지사는 9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기본소득은 더 이상 낯설거나 새로운 정책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보다 구체적인 세부 논의로 들어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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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여권 잠룡으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0.07.30. semail3778@naver.com


여권 차기 대선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간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 지사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에 대해 이 대표가 부정적 입장을 보이자 이 지사가 재차 반격에 나서면서 설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여기에 여권의 잠룡들까지 기본소득 비판에 뛰어들면서 '복지 논쟁'이 확전되는 양상이다.

이 지사는 9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기본소득은 더 이상 낯설거나 새로운 정책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보다 구체적인 세부 논의로 들어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제 자본주의를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오래도록 이어진 저금리 기조에 실물경제와 괴리된 채로 자산 가격만 올라가고 있다. 자동화, 글로벌화, 감세 등으로 노동비용이 감소하면서 기업의 이익은 커지는 반면 매출대비 직원 급여의 비율은 눈에 띠게 줄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기본소득을 주장한 실리콘밸리 주요 인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기업 경영자들까지 기본소득 도입을 외치는 것은 "기존의 기업성장주도, 낙수효과와 같은 방식으로는 기업도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당내에서 제기되는 기본소득 구상에 대한 비판에 대한 '반격' 성격으로 읽힌다. 최근 여권 차기 대권 주자들은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혀 왔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알래스카 빼고는 그것(기본소득)을 하는 곳이 없다"고 말했고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4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지구상에서 기본소득 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다"고 지적했다. 여권 유력 주자들이 차기 대선후보 1위로 올라선 이 지사의 핵심 정책을 비판하며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아랑곳 않고 기본소득의 취지와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날(8일) SNS에선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고 정책에도 경쟁이 필요하다", "이쪽 저쪽에서 공격도 당하고 꾸중도 듣지만 (기본소득은) 죽고사는 문제다"와 같은 거침 없는 언어를 쏟아냈다. 앞서서도 "사대주의 열패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새 길을 찾아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정치"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586 대표주자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서 이 지사를 정면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8일 SNS에서 "이재명 지사는 1인당 연간 100만원을 당장 시작하자고 한다. 약 52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반면, 국민 1인당 돌아가는 금액은 월 8만3300원"이라며 "이 지사가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는 월 5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약 317조의 예산이 소요된다. 월 50만원이 아직 생계비에 터무니없이 부족한데도 이미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낙연 대표의 지적에 많이 화를 내셨다. '알래스카 외에는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 는 표현이 뭐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닌데 말이다"라면서 "그리고 그 분은 명색이 우리가 속한 민주당의 대표다. '사대적 열패의식'이라는 반격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으로 들린다.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저는 여전히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가 지금 우리 현실에서 공정하고 정의롭냐는 문제의식을 떨칠 수가 없다"며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쓰는 것이 미래 세대에게 고통을 떠넘기지 않으면서 더 공정한 것일까. 이 지사님 표현 그대로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인 논쟁을 기대해본다"고 공개 논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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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민 기자 aevin5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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