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 여의도 아파트 2채..'귀국치료 주장' 동생들 "금전 문제 아니다"(종합)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원로배우 윤정희(77·본명 손미자)가 프랑스에서 방치됐다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최근 올라온 가운데, 윤정희의 남편인 유명 피아니스트 백건우(75)는 공연 기획사를 통해 강력 반박했다. 프랑스 파리에 거주 중인 윤정희 백건우 부부의 지인도 윤정희는 편안하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지만, 윤정희의 동생들은 다시 한 번 윤정희가 방치됐다는 주장을 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윤정희는 6남매 중 장녀로, 그의 동생들은 윤정희가 한국에서 동생들과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9일 중앙일보는 윤정희의 5세 아래 동생인 손병우씨가 지난 8일 보냈다는 글 일부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손병우씨는 "윤정희는 백건우와 함께 수십 년 살던 집을 떠나 다른 집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다"며 "강제로 별거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손병우씨는 지난해 여름 윤정희의 생일에 전화했지만 불통이었다고도 했다.
6남매 중 둘째인 손미현씨는 프랑스는 한국과 달라 간병인이라는 것이 없다며, 윤정희가 한국서 동생들과 사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또한 지난 2019년 언니를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 이후 윤정희의 딸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가 후견인 신청을 한다는 것을 알았고 동생들도 함께 언니를 돌보기 위해 후견인 신청을 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번 이슈로 과거 한국에 잠시 왔던 윤정희가 지난 2019년 5월1일 프랑스 파리로 돌아간 뒤, 윤정희의 딸 측과 윤정희의 동생들 사이에 후견인 소송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백건우의 공연기획사 빈체로 측은 이에 대해 "지난 2020년 11월 파리고등법원의 최종 판결과 함께 항소인의 패소로 마무리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6남매 중 다섯째 손병욱씨는 해당 매체를 통해 재판이 시작부터 불공정했다며 파리고등법원이 딸 백진희의 손을 들어준 이유로 딸이 프랑스 시민인데 반해 자신들은 외국 국적으로 후견인 자격을 받을 수 없었다는 주장도 전했다.
일각에선 윤정희의 재산을 둘러싼 금전 문제 때문에, 동생들이 프랑스 소송에서 패소하자 국민청원을 게시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현재 윤정희는 서울 여의도에 24평과 36평짜리 아파트를 두 채를 소유하고 있고, 36평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여동생은 이번 소송에서 빠졌다. 이와 관련, 손미현씨는 금전적 문제가 전혀 없다며 언니를 돌보기 위해 후견인 신청을 한 것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또한 자신을 비롯한 형제들이 원하는 건 언니 윤정희의 건강과 편안한 여생 뿐이라고도 강조했다.
앞서 프랑스 파리에 거주 중이던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투병 소식은 지난 2019년 알려졌다. 당시 백건우와 딸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는 윤정희가 10년째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이라고 했다.
이후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쓰러져가는 영화배우 ***를 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윤정희의 동생들이 제기한 청원이었다. 이들은 윤정희가 남편 백건우와 별거 상태로 배우자와 딸의 보살핌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에 있다, 수십 년을 살아온 파리 외곽 지역 방센느에 있는 본인 집에는 한사코 아내를 피하는 남편이 기거하고 있어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윤정희 남편인 백건우의 공연기획사 빈체로 측은 지난 7일 "해당 내용은 거짓이자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강력 반박했다. 이어 "게시글의 내용과 다르게 (윤정희는)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게시글에 언급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도 모두 법원의 판결 아래 결정된 내용"이라며 "요양병원보다 가족과 가까이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정희 백건우 부부의 지인으로 프랑스 파리에 거주 중인 한불문화교류단체 한국의 메아리(에코드라코레) 이미아 대표 역시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청와대 청원과 관련해 "억측과 허위사실"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미아 대표는 몇 개월 전 윤정희를 만나 나눈 대화를 공개하며 "제가 들고 간 보랏빛 양란을 어디 놓을지 묻는 딸에게 '저기 왼쪽 선반'에 라며 본인이 정하셨고 '자기야 꽃이 너무 이쁘다'라시며 고맙다고 제 뺨에 뽀뽀도 해 주셨다"라며 "물론 2, 3분 후에 저의 이름을 묻고 또 물으셨지만, 우리는 불어, 한국어를 섞어가면서 수다를 떨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자주 찾아뵙지는 못했지만, 그 전에는 두 분이 사시던 동네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도 하고, 자주 뵈었었다, 팬데믹 사태지만 수시로 전화로 안부도 여쭙고, 서로 소식을 나누던 가까운 지인의 한 사람으로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기에 이렇게 몇자 올려본다"고 전했다.
이미아 대표는 "남편과 딸, 그리고 손주와 함께 너무 행복하고 평안하게 잘 살고 계시는 윤정희 선생님을, 상상도 할 수 없는 억측을 왜?"라며 "당사자나 가족을 만나 보지도 못한 이들이 마치 있지도 않은 현장을 가 보기라도 한 듯, 확인이라도 했다는 듯, 사실과는 너무도 먼 '호러소설'을 쓰고 있는 희귀한 현상을 보며 망연자실하게 된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에서 확산되는 수 많은 억측과 추측성 기사들은 이 가족들에게 천청벽력 같은 일이 아닐까? 지금 그 누구보다 편안하고 행복하게 생활하는 분이 있다면 윤정희선생님이다, 남편과 딸, 손주 가까이서 지금처럼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정희는 1967년 영화 '청춘극장'로 데뷔해 문희 남정임과 함께 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안개'(1967), '장군의 수염'(1968), '내시'(1968), '독짓는 늙은이'(1969), '첫경험'(1970), '일요일 밤과 월요일 아침'(1970) 등을 포함해 평생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이후 1970년대 초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갔으며, 그곳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1976년 결혼식을 올렸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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