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인사 우수채용병원' 조민 인턴 병원에 풍자 현판 내건 시민단체

정은나리 2021. 2. 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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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인턴으로 합격한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일병원에서 시민단체가 풍자 현판을 내걸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신전대협은 "의사들은 피해를 입는 환자가 단 한 명이라도 나오지 않도록 조씨의 의사면허를 자격정지 시켜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면서 "(한일병원은) 지금이라도 양심과 의료윤리를 회복해 적절한 조치를 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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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 친여 친정부 인증' '환자들이 소중하지 않습니까'
풍자 화환·현수막 등장.."지금이라도 적절한 조치 해야"
시민단체 신전대협 회원들이 8일 서울 도봉구 한일병원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 인턴채용 합격을 규탄하며 ‘여권인사 우수채용병원’ 문구가 새겨진 현판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인턴으로 합격한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일병원에서 시민단체가 풍자 현판을 내걸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입시 비리 의혹을 받는 조씨에 대한 인턴 합격을 취소하라는 취지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신(新)전대협’은 8일 서울 도봉구 쌍문동 소재 한일병원을 찾아 간판에 ‘여권인사 우수채용병원’이라고 적은 간이 현판을 걸었다. ‘경축 한일병원, 친여 친정부 병원 인증’이라는 문구가 담긴 화환과 “한일병원, 환자들이 소중하지 않습니까”라고 적은 현수막도 등장했다.

신전대협은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병원은) 의사 면허는 물론이고 학위마저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지원자를 인턴으로 선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씨의 입시 7대 스펙은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며 ”(고려대, 부산대의) 입학 취소 조치가 이뤄진다면 조씨의 의사 면허 또한 자동 취소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은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 관련해 조씨의 고려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된 이른바 ‘7대 스펙’이 모두 허위라며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신전대협은 “의사들은 피해를 입는 환자가 단 한 명이라도 나오지 않도록 조씨의 의사면허를 자격정지 시켜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면서 “(한일병원은) 지금이라도 양심과 의료윤리를 회복해 적절한 조치를 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신전대협은 “한전은 이전에도 대선캠프 출신 등 정치권 인사나 임직원들의 친인척들을 대상으로 한 특혜 채용 문제로 몸살을 앓아 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주장은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지난 5일 “하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부인이 부서장으로 있는 한일병원에서 1등으로 합격했다면 특혜 가능성을 의심할 만하다”고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만 의혹에 이름이 거론된 정 의원은 “약사는 약제부장인 제 아내가 면접을 보지만 의사는 의사들이 알아서 뽑는다고 한다”며 “제 아내는 조민양이 지원한 지도 합격한 지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했다. 약사가 의사 뽑는 데 관여할 수 없다.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이게 상식”이라고 일축했다.
시민단체 신전대협 회원들이 8일 서울 도봉구 한일병원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 인턴채용 합격을 규탄하며 ‘여권인사 우수채용병원’ 문구가 새겨진 현판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정부 들어 출범한 보수 성향 대학생단체인 신전대협의 이름은 1987년 조직됐다 해체된 운동권 단체(전대협)를 풍자하는 의미로 지어졌다. 전국에 3000명의 회원이 활동한다고 주장하는 이 단체는 지난해 단국대 천안캠퍼스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풍자성 대자보를 붙여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신전대협 소속 김모(25)씨는 건조물 침입 혐의로 벌금 50만원이 선고됐다.

일각에서는 한일병원에 대한 신전대협의 현판식 퍼포먼스를 두고 사유지 침입과 시설물 훼손 아니냐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해 한일병원 측은 “내부 논의를 거쳐 법적 대응 여부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론에 밝혔다. 다만 신전대협은 현판을 양면테이프로 붙였다가 기자회견 종료 후 제거했는데, 경찰은 한일병원 측이 문제를 제기하면 현행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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