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차 1시간 더지, 대리운전 취소"..영업시간 연장 첫날(종합)
여전히 9시 수도권 "자영업자 위한 정부의 특단 대책 절실"
(전국=뉴스1) 이상휼 기자,박세진 기자,정다움 기자,김아영 기자,홍수영 기자,이윤기 기자,조준영 기자,심영석 기자,이종재 기자 = "한병 더 드세요. 10시까지 영업합니다." 8일 오후 8시50분께 천안 신방동 먹자골목의 한 호프집 업주는 술자리를 파하고 계산하려는 손님들에게 1시간 연장된 영업시간을 각인시켰다.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업주는 '정부 방침'이라며 마음 놓고 술을 더 마셔라고 권했다.
이전까지 9시 영업제한에 익숙했던 손님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업주의 활기찬 표정과 설명에 이내 '소주 한병'을 더 주문했다.
운동시설 관계자도 환영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천안의 한 운동시설 관계자는 "오후 9시 수업을 듣는 직장인 회원들이 그동안 수업을 못듣거나 급하게 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긴 것 같아 다행"이라며 "회원이 늘어난 만큼 방역을 더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제주 아라동의 식당에서는 김모씨(29)가 대리기사를 불렀다가 취소했다. 뒤늦게 영업시간이 10시까지 연장됐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어림잡아 두 달 만에 술자리를 길게 갖는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지금처럼 방역수칙을 최대한 지킨다는 전제하에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통금시간 정해져 있는데 누가 들어오나"
대전지역의 일부 자영업자들은 1시간 연장 영업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머물 수 있는 시간이 1시간 늘어났다손 치더라도 정해진 통금시간을 앞두고 들어오는 손님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평소 20~30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백화점 일대 음식점과 술집들은 직장인들이 퇴근한 오후 6시30분을 넘겼지만 2~3명씩 어울린 20대 안팎의 젊은이들만 간간이 눈에 띌 뿐 한산했다.
타임월드 인근에서 젊은층을 대상으로 퓨전소주방을 운영하는 대표 이모씨는 "영업시간 연장 조치는 현실과 동떨어진 방역당국의 탁상행정"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젊은층들이 찾는 피크타임은 오후 7시~밤 12시다. 1시간 연장한다고 해서 새로운 손님들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고 토로했다.
인근 노래방 업주 오모씨도 "노래방 특성상 음주 후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으로 식당이 10시까지 영업하는데 여기 올 시간이 있겠느냐"며 "이달들어 딱 하루 문을 열었다. 사람들이 아예 움직이지 않는다. 언제까지 견뎌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했다.
◇부산 최대 번화가 서면 상인들 "아직 피부에 안 와 닿아"
서울을 제외하고 국내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부산은 사정이 어떨까.
부산 최대 번화가 서면 일대 상인들 또한 시큰둥한 반응을 내놨다. 8일 오후 8시 취재진이 찾아간 부산 부산진구 서면은 평일임을 감안 하더라도 한산했다. 퇴근한 직장인들과 20대로 보이는 3~4명이 모여 다니는 광경이 목격됐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가라 앉았다. 텅빈 술집 포차로 들어서자 방명록에 눈에 들어왔다. 이날 오후 6시부터 8시 가까이 다녀간 손님은 다섯 테이블에 그쳤다.
포차 사장 박모씨(40대)는 "손님들 입장에서는 1시간 더 있을 수 있으니 좋을 수 있지만 솔직히 영업하는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며 "유동 인구 자체가 없다"고 귀띔했다.
이어 "지금도 테이블 30개 중에 5팀만 받았다"며 "3차 대유행 오고 결정타를 맞았고 계속 버티고 버티다가 주방에 한명, 홀에 한명만 일을 하고 있다. 다행이긴 하다"라고 말했다.
인근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최모씨(20대)는 "코로나 이전에는 평일이더라도 저녁시간에는 항상 사람이 많았던 곳"이라며 "오늘부터 실내 취식 시간이 1시간 늘어났다는 말은 들었는데 아직까지 유동인구에 큰 차이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텅 빈 음식점에 앉아 있던 사장 한모씨(50대)는 "식당은 9시만 되면 원래부터 손님이 거의 없기 때문에 10시라고 해서 큰 차이는 없다"며 "술집이나 노래연습장 영업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에 집 밖으로 나오려는 사람이 조금은 늘지 않겠나. 놀러가기 전에 밥은 먹으로 오겠지"라고 허탈하게 웃었다.
◇ "5인 이상 집합금지 풀어야 효과 날 것"
광주광역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장모씨(49·여)는 "식사 시간대 손님이 바짝 몰리는 음식점의 경우 영업시간 연장보다는 '5인 이상 집합금지'수칙을 완화해주는 게 더 낫다"며 "3~4시간 늘려준 것도 아니고 고작 1시간 가지고는 자영업자들 입에 풀칠하기도 벅차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광주에서 집단감염이나 지역감염이 발생한 장소를 돌이켜보면 병원이나 요양병원, 특정 종교시설이 대부분이지 않느냐"며 "음식점 하루 운영해 버는 돈은 몇 십만원 밖에 안된다. 확진자 나오면 힘없는 영세 상인들만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양경란씨(61)는 "영업시간이 늘어나니 손님들은 천천히 와서 여유롭게 먹고 간다고 좋아했다"며 "하지만 업주 입장에서 보면 매출에는 큰 차이가 없고, 1시간 더 일하나 마나인 정책이다"고 하소연했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강모씨(30)는 "확진자 수도 크게 줄어들어 자정까지는 연장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1시간 연장은 말도 안된다"며 "장사하는 사람들은 다 알다시피 연초, 연말, 명절에 몰리는데 이번 설에도 허탕을 칠 것 같다"고 울먹였다.
수도권은 여전히 9시까지 영업한다. 이날 오후 의정부시 녹양동의 한 장어식당에서 지인들과 오랫만에 만난 이모씨(41)는 "바쁜 와중에 시간을 쪼개 오후 6시30분에 지인들을 만났는데 시간이 빠듯했다"면서 "자영업자들이 임대료와 은행권 대출빚 이자 때문에 벼랑에 내몰렸다고 한다. 정부 차원의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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