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둥켜 춤추고 좌석은 빼곡.. 대낮 배짱 영업에 방역수칙 무색

전북도 민생특별사법경찰이 지난 5일 오후 4시쯤 전주 서부신시가지 내 한 음식점을 찾아 방역수칙 위반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전북 전주 신시가지 일대 음식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지침을 무시한 채 대낮 배짱 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소들은 현란한 조명과 요란한 음악으로 나이트클럽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를 연출할 뿐 방역에 뒷짐을 졌고 술에 취한 손님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춤을 추거나 밀집대형으로 앉아 술판을 즐기는 모습이 단속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전북도 민생특별사법경찰은 지난 5일 전주 서부신시가지 음식점 밀집거리 내 주요 6개 음식점에 대해 관할 구청 등과 합동 단속을 벌여 모든 업소에서 위반 사항을 확인하고 과태료(150만원) 부과와 영업 정지, 형사고발 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민생특사경 단속반에 따르면 적발된 업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제한하자 오후 3시쯤부터 대낮 영업에 집중했다. 업소마다 식사를 판매하지 않는 대신 술과 안주를 내놓으며 젊은 층을 상대로 밀집 영업을 강행했다.

1시간쯤 지난 오후 4시가 되자 약 230㎡ 남짓한 업소마다 60~100명의 손님으로 들어차 북적거렸다. 입구에는 업소에 입장하려는 이들이 밀접한 채 긴 줄을 이뤘는데, 이들 업소 내부와 주변 손님은 400명이 족히 되고도 남았다.

업소들은 내부에 대형 스크린과 특수 조명등을 설치하고 옆 사람과 귀엣말을 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을 정도로 음악을 크게 틀어 놓은 채 영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술에 취한 손님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춤을 추거나 밀집대형으로 몸을 밀착해 앉아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쉽게 목격됐다. 업소 4곳은 테이블 간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았고 1m 사회적 거리두기도 이뤄지지 않았다.

주방 역시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사례가 드러났다. 한 음식점은 냉장고에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수북이 쌓아 놓은 채 술안주 등으로 만들어 제공했고 다른 한 곳에서는 위생모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리하다 적발됐다.

민생특사경의 이번 기획 단속은 설 명절과 영업 제한 업종의 영업시간 1시간 연장을 앞두고 해당 업체들의 방역지침 위반에 대해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전북도는 이날부터 음식점 운영 시간이 오후 10시까지로 연장됨에 따라 방역 수칙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강력한 단속과 처분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방역수칙을 단 1차례라도 위반하는 업소에 대해서는 과태료 처분과 함께 즉시 2주간의 집합금지 조처를 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특사경 관계자는 “대다수 업체와 시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고통과 불편을 감수하고 있지만, 방역지침을 어기는 배짱 영업을 하는 업체와 손님들로 인해 코로나19 조기 종식에 어려움이 크다”며 “위반 업소에 대해서는 전화나 안전신문고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