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한인 총학생회 "위안부 비하 교수 논문 철회해야"

이효상 기자 2021. 2. 8. 21:5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성노예로 강제 동원된 것이 아니라 성매매 계약에 동의한 것이라고 주장한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과 관련해 하버드대 한인 총학생회(HKS)가 논문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마크 램시어 하버드대 로스쿨 미쓰비시 교수. 하버드대 로스쿨 홈페이지 캡처


HKS는 8일 성명을 내고 해당 논문이 “매우 편향되고 신뢰성이 떨어지는 근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잘못된 결론”이라며 “전범국가의 범죄행위를 옹호하고 반인륜적 행위인 일본군 위안부를 정당화해 학생들에게 연구 윤리에 대한 그릇된 의식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HKS는 해당 교수의 사과와 함께 논문이 게재될 예정인 학술저널에 논문 게재 철회를 요청했다.

앞서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일본법을 가르치는 미쓰비시 교수(1970년대 미쓰비시가 하버드대에 기부해 만든 교수직)는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이라는 논문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일본군과 계약관계에 있는 징집업자들이 조선인들을 위안부로 동원했고, 이 과정에서 취업사기가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램지어 교수의 동의를 얻어 논문 내용을 공개한 일본 산케이신문은 이를 두고 “위안부가 당시 정부 규제 하에서 허용됐던 국내 매춘부의 연장선 상의 존재임을 이론적 실증적으로 나타낸 학술 논문”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HKS는 “램지어 교수는 위안부 여성 징집 과정에서 자행된 사기, 인신매매, 납치 등의 사례는 무시하고, 극히 일부의 한국인 중간 공급자의 사례만을 예시로 들며 징집과정 전체가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호도하고 있다”며 “전쟁 성폭력 피해 여성을 매춘부로 지칭해 그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식민사관을 옹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버드대 교내신문인 크림슨은 전날 기사를 통해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국제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터 에커티 하버드대 학국사 교수는 크림슨과의 인터뷰에서 “경험적, 역사적, 도적적으로 비참할 정도로 결함이 있다”며 동료 교수와 함께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반박할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도 크림슨에 “근거 자료가 부실하고 학문적 증거를 고려할 때 얼빠진 학술작품”이라며 “램지어 교수는 앞뒤 사정이나 실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해당 논문은 개념적으로 잘못된 이해를 바탕으로 쓰였다”고 말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