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 경쟁서 낙오? 생산으로 반전 노리는 제약·바이오 기업

박효재 기자 2021. 2. 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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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규모 시설 강점인 SK바이오
위탁 생산 이어 기술이전도 추진
한미·녹십자도 모더나 위탁 거론
5개 기업, 자체 백신 개발도 계속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뛰어난 생산력을 내세워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위탁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유럽 등 백신 선진국들의 ‘백신 국수주의’ 경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백신·치료제 물량 확보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 등 5곳이다. 이 중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하고 있는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업계에서는 ‘게임 클로저’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7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과 미국 노바백스의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켰다. 최근 노바백스로부터 기술이전 계약도 추진 중인데 성공하면 원료물질부터 완제품까지 국내에서 모두 만들 수 있다.

업계에서는 노바백스에 자체 대규모 생산시설이 없어 계약이 성사된다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시아 지역 판권까지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노바백스 백신의 안정성이 확보된다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생산물량만으로도 국내 백신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빌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자체적으로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이상목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개발실장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출구전략을 위한 백신 자주권 확보 점검 토론회’에서 “늦어도 2022년 내로는 백신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며 “다른 백신보다 늦더라도 게임 클로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GC녹십자 등은 미국 모더나의 백신 위탁생산 후보지로 언급되고 있다. 모더나 백신은 기존 백신과 달리 mRNA라는 유전정보전달물질을 활용한 것이어서 생산시설을 갖춘 곳이 드물다. 특히 한미약품 평택공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전자 백신 대량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어 모더나와 위탁생산 계약이 체결될 경우 아시아 지역 백신 생산의 거점이 될 수도 있다.

잇따라 세계 최대 규모 공장을 증설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월과 11월 각각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미국 일라이릴리 등과 약 2조원 규모의 항체 치료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직접 치료제 개발에 나선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에 대해 지난 5일 연내 임상 3상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18만ℓ 규모 생산시설을 갖춘 셀트리온은 이미 10만명에게 투약 가능한 항체치료제를 생산해 둔 상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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