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파주 LG 디스플레이 협력업체 직원 "사고 직전 배관 잠가 달라" 수차례 요청

지난달 13일 발생한 파주 LG디스플레이 화학물질 누출 사고와 관련해 사고 직전 여러 차례 유출 위험에 대한 경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고 발생 이전, 현장 작업자들이 "배관 밸브가 열려 있으니 잠가달라"고 여러번 요청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SBS가 확보한 사고 당일 작업허가서에는 '화학물질이 누출되지 않도록 밸브를 잠그라'고 돼있고, 누출 방지 작업은 양호하다고 표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LG 디스플레이 협력업체 직원들은 사고 일주일 전부터 "배관 안에 잔여 화학물질이 남아 있고, 밸브가 열려 있으니 이를 잠가달라"고 여러번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대해 LG 디스플레이 측은 "조치가 돼있으니 작업을 진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사고 당시 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TMAH) 500L가 쏟아졌는데, 화학물질 누출 직후에도 작업은 중단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협력업체 소속 두 작업자가 유독물질을 뒤집어 쓴 상태에서 "누출된 물질을 닦으라"는 추가 작업을 지시받았다는 현장 작업자의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LG 디스플레이 측은 "작업자들이 작업 대상이 아닌 배관을 임의로 건드렸고, 직접 화학물질을 닦도록 지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지난달 13일 낮 2시 20분쯤, 파주에 있는 LG 디스플레이 P8 공장 5층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인 TMAH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현장에 있던 협력업체 근로자 2명이 의식을 잃는 등 모두 7명이 다쳤습니다. 

조윤하 기자hah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