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윤석열 패싱 아니다"..검찰 인사 절차 불만에 반박

이보라 기자 2021. 2. 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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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는 최대한 애써"
대검 통보 안 한 사실엔
"윤 총장에 구두로 전해"

[경향신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패싱’했다는 검찰 내부 비판이 일자 “패싱이란 말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8일 법무부 과천청사에 출근하면서 취재진에게 “저로서는 최대한 애를 썼다. 총장 입장에선 다소 미흡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교체했다. 신임 이정수 검찰국장은 총장의 비서실장 격인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했던 사람이다. 신임 기획조정부장에는 총장이 원하는 사람(조종태 춘천지검장)을 임명했다. 이두봉 대전지검장은 유임했다”며 윤 총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인사 발표 전 대검에 통보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지금 거론된 분들은 제가 직접 만났을 때 총장께 다 구두로 명확하게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한 이유에 대해서는 “현안 수사하는 것들은 계속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전날 발표한 대검 검사급(검사장급) 검사 인사에서 윤 총장 징계 과정을 주도한 심 검찰국장은 라임자산운용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을 지휘하는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 총장과 갈등을 빚었던 이성윤 지검장은 유임됐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 중인 이두봉 지검장도 자리를 지켰다. 윤 총장은 앞서 박 장관에게 이성윤 지검장과 심 검찰국장 등 교체와 이두봉 지검장 유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지난주 두 차례 박 장관과의 회동에서 박 장관으로부터 “이성윤 지검장은 유임하고 심 검찰국장을 교체한다”는 정도의 인사안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인사 발표 10분 전쯤 인사 단행 사실만 알게 됐다고 한다. 대검 한 간부는 “법무부 장관은 통상 총장에게 구체적 인사배치안을 주고 배치안을 토대로 의견을 받는다. 만나 사진이나 찍고 ‘이성윤 지검장을 유임해야 한다’는 정도로 통보하는 게 어떻게 소통인가. 패싱이 맞다”고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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