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울고싶은 히말라야 뺨 때린 난개발
[경향신문]
“빙하 녹아 댐·발전소 위험”
인도, 전문가들 경고 무시
2013년에도 6000명 사망
녹고 있는 히말라야 빙하
온실가스 배출 안 줄이면
2100년에는 70% 사라져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에서 7일 물난리가 일어나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180여명 이상이 실종됐다. 이번 사고는 히말라야산에서 떨어져내린 빙하가 댐을 강타하고 급류가 마을을 휩쓸면서 발생했는데 난개발과 기후변화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우타라칸드주 경찰은 “7일 오전 11시(현지시간) 히말라야산맥 난다데비산에서 눈사태가 발생해 리시강가댐이 파괴됐고, 이 충격으로 급류가 쏟아져 마을을 덮쳤다”고 발표했다. 우타라칸드주의 트리벤드라 싱 라와트 수석장관은 “끔찍한 재난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CNN은 “두 개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176명이 일하고 있있고, 이번 사고로 터널이 무너지고 입구가 막히면서 노동자들이 터널 안에 갇혔다”고 보도했다.
현장에는 군인 600여명 등 구호인력들이 급파돼 실종자 수색 및 구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을 목격한 한 주민은 로이터통신에 “물과 먼지와 파편들이 너무 빠르게 몰아쳐내려왔다. 마치 발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말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여러 건의 건설작업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17년 히말라야 홍수 관련 연구를 진행한 히말라야 지질학연구소의 선임연구자 프라딥 스리바스타바는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당시 연구에서 지역에 빙하가 많기 때문에 발전소를 지으면 안 된다는 내용을 정부에 보고했지만, 정부는 이런 과학적 조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히말라야산맥은 2013년에도 홍수로 6000명이 사망하는 등 물난리가 잘 발생하는 예민한 지역이기 때문에 발전소나 댐을 지으면 안 된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난개발을 했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의 온도가 상승하고 있고 히말라야 고산지대는 특히 기후변화에 더 취약한 곳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인도 하이데라바드 비즈니스스쿨의 안잘 프라카쉬 교수는 “만일 세계가 평균 1.5도 이하로 온도 상승을 유지하더라도, 이 지역은 1.8~2.2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세계 연구자 300여명은 ‘히말라야 힌두쿠시 보고서’를 통해 “히말라야산맥의 빙하는 1970년대부터 녹기 시작했고, 온실가스가 지금처럼 배출되면 2100년에는 히말라야산맥 빙하의 70% 이상이 녹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마 바르티 전 수자원 장관은 AFP에 “갠지스강과 지류에 전력발전소를 짓는 것에 반대의견을 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곳은 갠지스강의 원류지역이다. BBC는 “인도의 환경단체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에 생태학적으로 민감한 곳에 전력발전소를 짓는 것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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