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시간은 없는데 갈 길은 멀다
대선주자 지지율 3위..'상생연대 3법' 통과로 반전 노려
[경향신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임기가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5개월 동안 유례없이 많은 개혁입법을 이뤄냈다”는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1위에서 3위로 곤두박질쳤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174석 집권여당의 수장이자 대선주자라는 ‘이중 시험대’에 스스로 올라선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고 숙제만 산적하다.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면 ‘잠룡’으로 끝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한다. 마지막 한 달이 그의 정치 운명을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대선 1년 전 당직 사퇴 시한’(다음달 9일)을 한 달 앞둔 8일 이 대표는 YTN에 출연해 “짧은 기간이지만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크고 많은 개혁이 입법으로 실현됐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포함해 권력기관 개혁은 그 어떤 정부도 못했던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 대표는 취임 때부터 약속했던 대로 여당을 진두지휘해 세 번에 이르는 긴급재난지 원금 지급을 이뤄냈고, 연말 예산안까지 시한 내에 처리하는 등 ‘관리의 정치’에서 실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공수처 출범 등에서 야당과의 ‘통합의 정치’에는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이 있다. ‘친문(재인)계’ 지지층에 휘둘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유의 ‘신중·엄중 모드’를 유지하다보니 ‘색깔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 안팎에서는 누더기가 되다시피 한 중대재해처벌법 입법에서의 아쉬움을 대표적으로 꼽는다. 연초에는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꺼냈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다. 취임 초만 해도 1위였던 대선주자 지지율은 3위로 내려앉았다.
갈 길 바쁜 그에게 남은 숙제는 수두룩하다. ‘이낙연 입법’으로 띄운 ‘상생연대 3법’의 통과가 관건이다. 4월 재·보궐 선거 결과도 ‘예비 대선 성적표’가 될 예정이다.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직접 제안한 ‘신복지체계’ 구상은 경쟁 주자들보다 먼저 ‘대선 의제’로 치고 나선 것이라 그만큼 사활을 걸고 있다. 남은 기간 당대표로서 ‘방·민·경’(방역·민생·경제)을 외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친문’보다 ‘친국민’ 행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일부 지지층이 아닌, 모두를 아우르는 민생 행보가 해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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