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운행 시간 3분 늦춰 '심장' 도착..소방관 살렸다

구혜진 기자 2021. 2. 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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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민들에게 늘 도움을 주는 소방관이 시민들의 도움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KTX의 열차 운행 시간을 늦춰서 만들어낸 3분이 심장 이식을 기다리던, 소방관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의료진과 KTX 승무원, 승객들이 함께 만들어낸 기적입니다.

구혜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지난달 13일 오후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동대구역 역무실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식할 심장을 이송하기 위해 10분 뒤에 도착하는 열차를 타야 하는데, 아무리 빨리 도착해도 몇 분 늦을 것 같단 겁니다.

[이진선/장기이식 코디네이터 : 아이스박스 들고 있고 네 명이고 긴박하게 뛰어가실 거다.]

다음 기차는 1시간이 더 걸리는 상황.

다행히 역무원이 관제실과 해당 열차에 다급한 상황을 알렸고 KTX는 의료진이 오는 시간에 맞춰 늦게 도착했습니다.

[최창규/동대구역 역무원 : 역에서는 바로 열차를 세울 수 없거든요. 통제실에 연락해서 차를 승강장에서 대기시켰습니다.]

원래 출발 시간보다 3분이 지난 시각, 의료진은 이식할 심장을 들고 Ktx를 탈 수 있었습니다.

[신혜림/장기이식 코디네이터 : 도착하는 순간 그냥 탔다. 잘 탔다. 빨리 갈 수 있겠구나.]

심장은 장기 중에서도 골든 타임이 가장 짧습니다.

[강준규/은평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 : 심근 보호의 한계치 시간이 4시간 정도 된다고 보시면 돼요. (시간이 지날수록) 심장 근육 세포들이 죽는 거죠. 제 기능을 못 하고.]

이 심장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2년 전 확장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은 서른아홉 살 소방관 서민환 씨였습니다.

지난해 말엔 심장이 스스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게 되면서 에크모까지 달았습니다.

[서민환/장기이식 환자 : 견디기 힘든 시간이 좀 있었습니다. 에크모를 달면 하체를 아예 움직이지 못하고 거의 누워서만 생활해야 해서요.]

이날 심장이식을 받은 서씨는 성공적으로 회복해 퇴원했습니다.

[서민환/장기이식 환자 : 생명의 위험이 있는 시민들을 도와주고 구해주는 역할을 계속 수행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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