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가 진리

2021. 2. 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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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이 밝았다. 이제 힘 좀 내고 싶다. 운동도 하고 마음도 착하게 먹고 용기도 만들어 본다. 그래도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다. 먹는 게 빠졌군. 그렇다. 고기 좀 먹어줘야 힘이 완성된다. 역시 고기가 진리다. 국민 소울 푸드, 다양한 고기 메뉴가 있는 유명한 식당을 찾아보자.

▶삼겹살이 다 같냐? ‘화포식당’ 한남점

심신이 힘든 하루의 보상? 고기만한 게 또 없다. 노릇하게 구워지는 지글지글 소리는 ‘오늘도 수고했어’라는 사랑의 언어로 들린다. 그런데, 삼겹살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아니다. 맛있는 삼겹살은 일단 고기의 질에서 판가름 난다. 또한 냉동이냐 냉장이냐, 생고기냐 숙성이냐에 따라 맛도 향도 다르다. 심지어 서비스로 나오는 밑반찬과 찌개와의 궁합까지 식당 선택 기준이 된다. 이 까다로운 조건을 제대로 갖춘 곳이 한남동 화포식당이다. 숙성 오겹살(1인분 1만5000원), 숙성 숄더랙(2인분 3만 원)으로 유명한 화포식당은 10일 이상 저온 숙성한 프리미엄 원육을 사용해 담백하고 고소한 맛으로 인기다. 이 집의 살코기와 지방의 황금 비율은 고기를 입에 넣을 때부터 몸이 알아보고 기뻐한다. 화포식당에는 앙념 야채 절임이 없다. 대신 간수가 적고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안데스 소금, 싱싱한 봄 갈치를 숙성한 갈치 젓갈이 나온다. 살짝 찍어 고기와 함께 먹는 맛! 경험자들은 이미 입 안에 침이 고였을것이다. 더욱 담백하게 고기 맛을 즐기고 싶다면 최근 고기파 사이에 유행인 고추냉이는 어떨까. 돼지고기의 잡내를 싹 잡아주는 고추냉이의 알싸함 뒤로 느껴지는 고품질 단백질의 진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기본찬으로 나오는 얼큰하고 시원한 홍합탕, 새콤한 명이 장아찌는 심신 리프레시의 일등공신이다. 또 다른 메뉴들로는 생갈비(1인분 3만7000원), 육회(2만7000원), 소갈비살(1인분 1만8000원) 등이 있다. 인기 점심 메뉴로는 통돼지 김치찌개(7000원), 한우 불고기 정식(2인 이상 1만2000원), 한돈 불고기 정식(2인분 이상 7000원) 등이 있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34길 9

운영 시간 24시간 연중무휴 *코로나로 영업시간 변동운영, 배달·포장 가능

▶엄마 손맛을 담았다 서초회관

한국인에게 매콤한 제육볶음은 기분을 띄워주는 힘의 원천이다. 도톰하게 씹히는 고기 맛과 매콤한 양념이 어울려 내는 감칠맛은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여기에 쫄깃한 오징어를 더한 제육 볶음은 야들야들한 오징어 식감까지 더해져 손님들의 최애 메뉴가 되었다. 이 집은 간판에 설렁탕이라고 쓰여 있지만 사실 설렁탕 집이라기보다는 ‘고기집’, ‘백반집’이 더 어울리는 식당이다. 설렁탕을 먹는 사람보다 고기를 구워 먹거나 백반 손님으로 점심시간에는 문전성시를 이루니 하는 말이다. 혼밥 1인 메뉴를 주문해도 계란말이, 콩나물은 기본, 제철 나물들과 김치 1~2종, 구이 김에 떡볶이까지 한상 푸짐하게 받을 수 있다. 제육볶음(7000원), 순두부(7000원), 콩비지(8000원), 청국장(7000원) 등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은 가성비 좋은 식사 메뉴들도 다양하다. 저녁시간이 되면 고깃집으로 변신, 삼겹살(1인분 1만 원), 차돌박이(1인분 2만 원)를 굽는 지글지글 향연이 펼쳐진다.

위치 서울시 서초구 효령로 52길 42 운영 시간 매일 06:00~21:00, 브레이크타임 08:00~09:00 *포장 가능

▶일식 스타일의 고기 한 점 츠케루

츠케멘은 일식 라멘 중 하나로 삶은 면과 국물이 따로 나오는 게 특징. 판메밀처럼 면을 소스에 찍어먹는 ‘찍먹면’으로 불린다. 보통의 국물 우동보다 두 배는 진하고, 면발 역시 쫄깃하다. 우동 국물이 담백하고 시원한 게 특징이라면 츠케멘의 국물은 진하고 풍미가 깊은 매력이 있다. 추가, 또는 세트 주문 시 함께 나오는 숙주, 반숙 달걀, 불 맛 입힌 차슈(돼지고기)가 이 집 맛의 포인트. 큼직한 차슈를 소스에 넣어 먹으면 훨씬 풍부한 맛의 츠케멘(8000원)을 경험할 수 있다. 고기의 진한 맛은 꽉 잡고, 느끼한 맛과 잡내는 싹 뺀 차슈는 불 향이 은은하게 올라와 입맛을 올려준다. 면에 가쓰오부시 가루를 살짝 뿌려 칼칼한 맛을 더하고 싶다면 매운 양념과 라유를 추가해도 좋다. 아주 매운 라멘을 먹고 싶다면 카라츠케멘(8000원), 뜨근한 국물이 당긴다면 소유라멘(8000원)이 좋겠다. 원하는 대로 토핑을 추가할 수 있는데, 야채와 차슈가 들어간 모둠 토핑세트(4000원)는 먹보들의 필수 메뉴. 고기가 엄청 땡기는 날에는 차슈 토핑만을 추가로 더해 먹는 것도 방법(2장 3000원)이다.

위치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23길 9 1층 운영 시간 11:30~21:00 *포장 가능

▶닭갈비의 찐 맛 희래

양념 닭갈비를 야채와 함께 불판에 볶아 먹곤 했던 사람들에게 희래의 양념 닭갈비는 놀라운 신세계라 할 수 있다. ‘참나무 숯불에 닭이 만나는 순간’. 이것이 희래의 닭갈비맛 유전이다. 기름을 쏙 뺀 닭고기에 매콤한 양념 맛, 거기에 참나무 숯불 향이 느껴지는 순간, 누구나 웃음을 터트리게 된다. 맛있으니까! 신선한 닭고기, MSG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천연 양념과 24시간 안짝의 숙성이 희래 닭갈비의 기본이다. 주문을 하면 주방에서 숯불로 천천히 구워내는 초벌 작업 등 그 어느 과정 하나 허투루 지나가는 법이 없다. 테이블에서는 초벌 된 닭갈비를 조금만 더 익혀서 먹기 때문에, 바삭하게 구워진 고기를 먹을 수 있다. 고기의 열기를 유지해 주는 열수통은 희래가 개발한 신박한 발명품이다. 곁들여 나오는 양배추를 고기 밑에 깔아 천천히 익혀 먹는 것은 팁이다. 닭갈비(2인 이상, 1인분 1만3000원) 뿐 아니라 닭칼국수(9000원), 닭곰탕(9000원) 인기도 좋다.

위치 서울시 서초구 동산로 6길 37 운영 시간 월요일 17:00~21:00, 화~일요일 12:00~22:00/

브레이크타임 14:00~17:00 *코로나로 영업시간 변동 운영, 배달·포장 가능

[글과 사진 최유진(프리랜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66호 (21.02.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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