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장갑까지 낀 수상한 '손'..코로나 피싱 사기 피해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에게 특별히 대출을 해 준다, 이런 문자는 '보이스피싱'이 많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피해자를 만나서 수법이 어땠는지 들어봤습니다. 현금을 건네받던 운송책은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고 비닐장갑까지 끼고 있었다고 합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50대 A씨. 이사용 사다리차를 사느라 은행에서 빌린 9천만 원을 2017년부터 3년 넘게 갚던 중이었습니다.
지난 1월부터 눈길을 끄는 문자가 왔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에게 2%대 이자만 내면 돈을 빌려준다는 시중 은행 이름의 안내였습니다.
대출 상담을 신청하자 휴대전화에 은행 앱을 받으라며 파일이 왔습니다.
[A씨/보이스피싱 피해자 :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OO은행 앱이니까 당연히 까는 건 줄 알았죠.]
휴대전화 해킹의 시작이었습니다.
대출 진행을 하려면 기존 대출을 일부 갚아야 한다고 할 때도 시간이 급하니 현금으로 돈을 뽑아오라고 할 때도 이상하단 생각에 확인 전화를 걸었지만, 은행 직원이 친절히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전화를 받은 건 보이스피싱범들이었습니다.
[A씨/보이스피싱 피해자 : OO캐피탈입니다. 고객님, 지금 상환하시면 자금 풀어줄 수 있으니까 그냥 현금으로 주시면 (대출) 가능하다…]
3000만 원을 들고, 금융사 직원을 만나 전달했습니다.
돌아와 생각해보니 손에 비닐 장갑을 끼고 있었습니다.
[A씨/보이스피싱 피해자 : 투명 장갑, 김장할 때 쓰는 그걸 끼고, 지문 방지하려고 완전히…]
추가로 돈을 요구받고 그제서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1천만 원을 준비해 경찰과 함께 기다렸지만 피싱범들은 한 수 위였습니다.
해킹당한 휴대전화를 이용해 A씨의 계좌에서 돈이 인출되지 않은 걸 확인하고 함정인 걸 알아낸 겁니다.
[A씨/보이스피싱 피해자 : 고객님 거짓말하지 마시죠. 돈 뽑지 않았는데 어떻게 돈을 찾았냐고… (보이스피싱범들이) 알아챘죠.]
피해는 A씨 뿐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한 상황, 경찰은 사건 현장의 cctv를 확보해 일당을 쫓는 중입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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