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업]건보 콜센터 "정규직 뺏기? 가치있는 일자리 만들자는것"
복잡한 상담 3분 안에, 하루 120콜 이상
건보공단이 상담의 공공성 강화 노력해야
좋은 일자리 만들기 위한 노력..응원 필요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김숙영 건보공단 콜센터노조 지부장, 임경빈 작가
◇ 김종대> 지금 건보공단의 콜센터 상담사들이 직영화를 요구하면서 파업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김숙영 건보공단 콜센터 노조지부장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김숙영 지부장님, 안녕하세요?
◆ 김숙영> 안녕하세요, 김숙영입니다.
◇ 김종대> 날씨도 굉장히 추워졌고 바람도 붑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이렇게 또 파업을 하시게 됐어요. 건보공단 측에서는 인권과 처우 개선을 논의하자, 이런 입장인데요. 그런데 굳이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왜 직고용 방식이어야 할까요?
◆ 김숙영> 저희 고객센터가 생긴 지 15년째 지금 상담사들이 근무를 하고 있는데요. 건강보험 같은 경우에는 전 국민이 선택적으로 가입하는 게 아니고 보편적으로 가입하는 강제 보험이거든요, 어떻게 말하면. 그래서 저희가 상담하고 있는 모든 국민의 개인정보가 저희 상담사를 통해서 모두 열람이 되고 조회가 되고 그걸 가지고 업무를 하고 있는데 어떤 국민이든 저희가 도급업체 직원이라고 하면 건강보험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상담받는 것 자체를 아마 두려워하고 하지 않으실 거라고 저희가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저희가 보고 있는 정보는 개인 주민번호, 성함, 주소, 가족관계, 소득, 재산, 직장 정보, 자동차 정보, 건강검진, 임신 관련 내용, 출입국 기록.
◇ 김종대> 결국 민감한 정보는 엄청나게 많이 망라해서 다루신다, 이 말씀이신데요. 그러면 그 개인정보를 고객하고 확인할 때 우리 상담원들이 위탁업체 소속이라고 밝히지는 않죠?
◆ 김숙영> 밝히지 않죠. 그러니까 저희가 공단 직원이라고 생각을 하세요.
◇ 김종대> 그런데 이렇게 민감한 정보 외에도 이 건보라는 것은 굉장히 복잡한 법과 제도로 구성돼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면 단순 상담 업무가 아닐 것 같은데요?
◆ 김숙영> 맞습니다. 저희 고객센터에 전화하셔서 상담을 할 때 2, 3분 내에 끝내라고 공단과 사측은 요구를 하고 있지만 상담을 하다 보면 개인정보 확인하고 2분이나 3분 안에 보험료가 왜 그렇게 부과됐는지, 자격은 왜 그렇게 됐는지 안내하기가 너무 짧은 시간이에요.
◇ 김종대> 왜 이런 규제가 나오는 것이죠?
◆ 김숙영> 보통 도급업체들이 계약을 할 때 생산성이라고 해서 보통 콜을 얼마나 많이 받느냐를 가지고 평가를 주로 받거든요. 보통 19년도 기준을 봤을 때 1인당 120콜 이상을 받아야 되는데 그렇게 하려면 3분 이상을 가지고는 그 콜을 다 소화할 수가 없고 이게 해마다 점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더 많은 콜을 요구하고 있고 그러다 보면 정상적인 상담이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예요. 외주화를 주는 것은 숫자로만 모든 것을 평가하기 때문에 직영화를 해서 이 구조를 바꾸자고 저희가 직영화를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 김종대> 고객의 만족도가 생산성이 아니라 숫자로 다 이것이 처리된다는 이 말씀이시네요?
◆ 김숙영> 최근에 제가 받은 것 중에 40대 가장이 정말 생활비도 대기 힘든 상황에 보험료가 올랐다고 울면서 전화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상담을 하고 이 서류, 저 서류를 다 안내를 했지만 결국 그분은 조정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서 제가 그 말씀을 충분히 드렸는데도 계속 울면서 이거를 해결해 달라고 저희가 공단 직원인 줄 아시니까 해결해 달라고 요구를 하셨던 적이 있는데. 제가 그분께 공감을 해 드리고 충분히 상담을 해 드렸음에도 그분이 끊으실 때 저한테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여기가 공단에 내가 하소연할 때가 없어서 여기 전화를 했다. 그러니 네가 나를 기억하고 내 이름 정확하게 기억했다가 어떤 가장이 생활고에 못 이기고 건강보험을 못 내서 죽었다고 하면 그게 나인 줄 알아라 이렇게 말씀하시고 끊는 분이 계셨거든요.
그때 그 전화 끊고 제가 펑펑 울었던 적이 있어요. 그러니까 건강보험 고객센터라는 데가 단순히 그냥 가상계좌 안내하고 연결해 주고 이런 단순 업무를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정말 시간을 충분히 갖고 안내를 정확하게 해서 그런 분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고 위로를 받고 이 제도를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는 시간은 줘야 된다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고 그러려면 이걸 공단에서 운영을 하고 공단에서 그런 거에 관해서 어떻게 서비스를 할 것인지 고민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종대> 그런데 다른 취업준비생이라든가 공단의 정규직들은 그리 반가워할 것 같지가 않습니다. 또 다른 어떤 제2의 인천공항 사태가 나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숙영> 저희 상담사가 외주로 일을 하던 공단의 다른 업무 지원직처럼 이렇게 공단의 직영화가 되든 지금 현재 준비하고 있는 취업 준비생들이 하고자하는 업무와는 엄격히 다른 업무거든요.
◇ 김종대> 별개다.
◆ 김숙영> 관할도 다르고. 별개고 저희가 직접 고용이 된다고 해서 그분들이 준비하는 일자리가 줄어들거나 혹은 저희가 외주화가 되어 있다고 해서 그분들의 일자리가 더 늘어나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관해서 국민의 입장에서 그 서비스를 받아야 되는 분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했을 때 공공성을 강화하려면 실제로 저희가 직접 고용도 해야 되고 혹시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모두 원하는 일자리에 들어갈 수가 없는 구조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이렇게 비정규직들이 하는 일 중에서 가치 있는 일을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놓으면 그런 분들이 또 그런 일자리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더 넓혀나간다고 보시면 더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때까지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종대> 잘 알겠습니다. 김숙영 지부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숙영> 수고하셨습니다.
◇ 김종대> 상담사들이 이렇게 고충이 많은지는 저는 미처 몰랐습니다. 오늘 말씀 듣다 보니 놀라운 얘기들 많하시는데요. 퀵마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임경빈> 저는 이제 다른 것보다도 얘기를 듣다 보니까 지금 이제 4대 보험 관련 업무로 상담업무를 하시는 분들 중에서 국민연금이나 이런 곳들 나머지 부문들은 대부분 직영화 전환이 이루어진 상태인데 건보공단만 저게 아직 마무리가 안 됐다 이런 얘기들도 있더라고요. 그 부분을 조금 더 공단에서도 신경을 써서 정리를 해야 될 것 같고.
또 하나는 지금 말씀하셨지만 정규직들이, 기존 정규직들이 반대한다는 맥락을 살펴보면 이게 정부에서 이 정책 추진을 할 때 추상적으로 비정규직을 전부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라는 얘기 목표만 제시를 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 또 있거든요. 정규직 직원들 입장에서는 자기들은 공채를 통과해서 진입한 공공기관의 정규직이다라는 어떤 프라이드나 목표의식이 있는 건데 어떤 중간 과정을 연결하려면 정규직 내부에도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정규직화 그리고 그 어떤 자회사의 정규직과 기존의 어떤 중소기업들, 하청기업들의 정규직이 다 같은 정규직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차이가 있고 사람들의 인식도 차이가 있다. 이것까지 좀 살펴서 정책 방향을 좀 더 잘 다듬어야 그래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어떤 정책지향점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좀 들기는 했습니다.
◇ 김종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초에 약속대로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은 있겠죠. 그러나 하여간.
◆ 임경빈> 눈물을 닦아주겠다,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게 취임 일성 중의 하나였는데 어떻게 닦아줄 것인지를 지금부터라도 깊이 고민을 해야 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김종대> 더 이상 노동의 슬픔, 상실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퀵마우스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 임경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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