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여명 실종..'빙하홍수 대참사' 원인·위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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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비 없이 맑은 날씨가 이어진 인도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느닷없이 홍수가 발생해 200여명이 실종됐다.
히말라야에 있는 8000개의 '빙하호' 가운데 하나가 녹아내리는 빙하를 이기지 못하고 범람한 결과가 아니냐는 것이다.
홍수는 히말라야 타포반 지역에 있는 난다데비산(해발 7817m)에서 빙하가 무너져 내리며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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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고산지대서 홍수 발생
댐·발전소 등 2곳 붕괴·도로 끊겨
기후변화로 갈수록 빙하호 늘고
지반 약해 수량 늘면 언제든 범람
아이슬란드 초당 5만t 흘러내려
히말라야 고도 높아 햇빛 더 받아
빙하 녹는 속도도 더욱 빨라질듯
8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홍수가 발생해 댐과 수력발전소 2곳이 완전히 붕괴되고 교각과 도로도 끊겼다.
실종자 수색·구조작업 인도·티베트 국경 경찰 대원들이 8일(현지시간) 히말라야 빙하가 갑자기 무너져 내리며 홍수가 발생한 우타라칸드주 참몰리 지구의 한 수력발전소에서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레니=AP연합뉴스 |
다만 전문가들은 그간 학계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호 폭발 홍수’(GLOF·Glacial Lake Outburst Flood)가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해 온 점에 주목한다. 히말라야 같은 고산지대 정상에는 빙하가 넓게 분포해 있다. 빙하가 열을 받아 녹을 땐 특정 영역만 집중적으로 녹곤 하는데 이 때문에 물 웅덩이가 생기곤 한다.
김백민 부경대 교수는 “약한 곳을 중심으로 웅덩이가 만들어지고, 이게 커져서 빙하호가 된다”고 했다.
빙하호는 크기에 따라 수백만∼수천만t의 물을 담고 있는데, 문제는 여느 호수나 댐과 달리 물을 가두고 있는 토사가 단단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량이 늘면 언제든 금방 넘쳐 흐를 수 있다.
기후변화로 지구 온도가 오르면서 빙하호는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미 항공우주국(NASA)은 30년간 수집된 위성데이터로 빙하호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빙하호 부피가 50%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빙하호에 담긴 물의 양은 총 156㎦(1560억t)로, 이는 북미 5대호 중 하나인 이리호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히말라야의 경우 고도가 높아 햇빛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빙하가 녹는 속도도 더 빠르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 저자인 안잘 파라카시 박사는 타임스오브인디아 인터뷰에서 “국제사회가 금세기 말 기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억제한다고 하더라도 히말라야 지역 온도는 1.8∼2.2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수력발전소 같은 콘크리트 시설물이 들어서며 발생하는 열섬효과도 온도 상승에 일조한다고 말한다.
인도 공과대학(IIT)의 모드 파루크 아잠 교수도 “(홍수가 발생한) 참몰리 지구 날씨가 오늘(8일)까지도 비소식 없이 화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홍수는 기후변화가 일으켰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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