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K] 작은 공간 착한 나눔..무주 '곰고미 창고'

KBS 지역국 2021. 2. 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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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덕유산이 품은 청정자연 속 정겨운 시골장터 무주군 안성면 무주안성시장.

최근 100년 역사가 훌쩍 넘은 오래된 이 전통시장을 다녀가는 발걸음이 부쩍 늘었습니다.

시장 입구 정자 앞에 창고 형태의 작은 수납장 '곰고미 창고'가 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민들끼리 간식과 응원의 메시지를 나누는 공간으로, 누구나 기부도 하고 자신이 수혜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따금 무주에 출몰한다는 반달곰을 상징으로 하여 지은 '곰고미’라는 정감 있는 이름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인기 만점입니다.

[김진희/무주군 안성면 : “학원 가기 전에 한 번씩은 들러서 친구랑 쓰고 먹어요. 잘 먹었습니다라고….”]

[김선우/무주군 안성면 : “맛있어요. 곰고미 창고에서 꺼내 먹어요.”]

비록 작고 소소한 것들이지만, 크게 나누고자 하는 마음은 특히 시장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러왔습니다.

[최창열/무주군 안성시장마을 이장 : “사람들이 같이 와서 동참도 하고 서로 연계를 같이 하니까 뭐든지 시장에 와서 물건도 사고, 곰고미 (창고)도 같이 열어보고, 하나씩 열어보고 가져가시고 그래가지고 많이 도움이 됩니다.”]

주민과 행정 사이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지난 2017년에 출범한 무주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

'곰고미 창고'는 이 센터에서 '착한 나눔 문화 확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한 먹거리 공간입니다.

[이관배/무주군마을공동지원센터 사무국장 : “타인들을 위해서 기부할 수 있는 마음들이 누구한테나 다 있는데, 그걸 나눌 수 있는 공간들이 부족하다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작은 마음들을 나눌 수 있는 공간들을 놔두면 어떻겠는가 하는 바람에서….”]

부남면 우체국 앞에서 처음 시작된 이 작은 나눔의 공간은 한 달 남짓 만에 읍내권역까지 확산되었습니다.

현재는 무주군 내 총 7곳에 마련되었고, 주민 의견을 모아 3곳에 더 추가 설치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 이웃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착한 나눔 작은 기부 운동'이 지역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43년째 주민들의 사랑방을 자처하며 무주안성시장을 지켜온 시장 앞 이발소를 찾은 사람들에게도 ‘곰고미 창고’는 관심의 대상입니다.

[박희도/○○ 이용원 사장 : “저게 있음으로 해서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자기가 먹을 수 있다는 거, 먹을 게 있다는 거. 그게 참 좋은 걸로 보고 있어요.”]

적은 음식이라도 이웃과 함께 나눠먹던 옛 시절이 그리워 기부를 하는 주민도 있습니다.

[김덕성/무주군 안성면 : “조그만 과일이나 과자 같은 것이라도 누구나 필요한 사람이 조금씩 나눠먹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나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최고의 교육 장소가 된다며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아오는 부모도 많습니다.

[강유빈/무주군 무주읍 :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이 나눔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면 따뜻한 마음을 키워 나갈 수 있잖아요. 커서도 어려운 사람을 도와가면서 온정의 베품을 몸으로 익힐 수가 있어요.”]

지금은 장세가 작아진 시골장터에 작은 사탕 하나로 지역 어르신들과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곰고미 창고.’

소소한 나눔의 기쁨과 의미가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라는 주민들의 소망이 오늘도 작은 창고 문을 열고 있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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