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사퇴 촉구' 확산..김명수 '묵묵부답'

신혜원 기자 2021. 2. 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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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 내부와 학계까지 성명을 냈는데요. 김 대법원장은 묵묵부답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여권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죠. 이런 가운데 대정부질문이 열리고 있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출석했는데, 어제(7일) 단행한 검찰 인사를 비롯해 월성원전 수사 등 다양한 주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관련 소식,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입니다.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강추위 속에 마스크와 목도리, 귀마개, 장갑까지 어디선가 많이 본 패션인데요. 정체는 다름 아닌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였습니다. '권력에 충성하는 대법원장, 거짓의 명수 김명수는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죠.

한 40분쯤 지났을까요. 마스크 위로 드러난 볼이 새빨개졌을 즈음, 김 대법원장이 탄 검은색 승용차가 들어섭니다.

약속된 만남은 아니었지만, 제1야당 원내대표가 왔으니 잠시 내려 대화 나누는 정도는 기대했을 텐데, 싱겁게 끝이 난 겁니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들도 곧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사법부 독립을 흔들면서 사법부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법원장으로서 하루라도 더 있어서는 안 될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끊임없이 1인 시위를 이어갈 것입니다.]

야당뿐 아니라 시민단체, 법조계 내부에서도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셉니다. 한 시민단체는 김 대법원장을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형사 고발한데 이어 인권위에 진정까지 냈죠. 직원이 '건강문제로 수술을 받겠다'며 쓴 사표를 반려한 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건데요.

가장 뼈아픈 건, 식구들의 비판입니다.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실명을 공개한 현직 판사들의 비판글이 잇따랐습니다. 정치와 법은 다르다, 대법원장의 처신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죠.

사단법인 대한법학교수회는 성명을 통해 "대법원장의 언행을 보면 국민들에 대한 배려는 전무하고 중심 없이 정치권력에 좌고우면하는 모습만 보인다"며 "국민을 속인 대법원장을 사법부 수장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내 최대 변호사단체인 대한변협 전직 회장 8명도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전직 대한변협 회장 8인 공동성명 (음성대역) : 권력 앞에 스스로 누워버린 대법원장, 국민 앞에 거짓말하는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헌정사의 치욕이다. 국민 앞에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는 것만이 공인으로서의 책무이며 우리 사법부를 살리는 길이다.]

반면 민주당은 김 대법원장 '엄호'에 나섰습니다. "책임은 대화를 몰래 녹취한 임성근 부장판사가 더 크다", "김 대법원장이 법을 위반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건데요. 사과까지 한 마당에 사퇴하라는 건 '사법부 흔들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인호/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탄핵 소추를 당할 판사의 개인적인 명예를 위해서 그 부탁을 받아서 사표를 수리했다면 사법부의 권위를 스스로 훼손시키는 일이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판단을 합니다. 지금 국민의힘의 1인 시위 이런 것들은 사법농단에 대한 옹호의 일환일 뿐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이시각 국회에선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 중입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참석한 만큼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 논란과 관련된 질의가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또 어제 박 장관이 단행한 첫 번째 검찰인사를 두고 소위 '윤석열 패싱'이 이뤄졌단 지적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대정부질문 이야긴 들어가서 좀 더 해보죠. 박 장관은 대정부질문에 참석하기 전 주호영 원내대표를 따로 예방했는데요. 면전에서 쓴소리가 오갔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저는 당적을 가진 사람이 법무부 장관 하는 건 원래 안 맞다는 그런 입장을 가지고 있었고 또 어제, 오늘 언론을 보니까 인사하시면서도 뭐 패싱 했느니 안 했느니, 기대했던 검찰과 협의해서 하던 그런 모습은 아닌 것 같아서 인사를 하러 오셨는데 환영을 못 하고 쓴소리를 하게 돼서 죄송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사실 두 사람, 같은 판사출신에 19, 20, 21대 국회에서 함께 활동한 동료이기도 하죠. 뿐만 아니라, 한 라디오에선 '박주토론'이란 코너로 오랫동한 호흡도 맞췄습니다. 박 장관 내심 서운할법도 한데요.

[박범계/법무부 장관 : 저하고 방송을 오랫동안 하셨고 그때마다 예전엔 주 대표님이 '입각을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좋겠다' 이런 조언도 많이 주시고 그래서 사실은 입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총장 패싱은 아침에 제가 법무부 출근하면서 설명을 좀 드렸는데요. 이번 인사는 아주 소폭의 인사기 때문에 7월 인사 때 충분한, 더, 지금 염려하신 것까지 포함해서 잘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어제 박 장관이 발표한 검찰 인사는 추미애 전 장관 때와 크게 다를 것 없는 기조였습니다. 몇몇 상징적인 인물이 있죠. 소위 추미애 라인으로 알려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지난해말 소속 검사들이 사실상 사퇴를 건의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윤 총장도 교체를 원했다고 알려졌지만, 결국 유임됐습니다. 역시 추미애 라인으로 알려진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주요 보직인 서울남부지검장을 맡게 됐고요.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연루돼 수사 배제됐던 한동훈 검사장은 법무연수원에 그대로 남게 됐습니다.

[박범계/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0월 22일) : 그때 총장이 온갖 제도를 통해서 한동훈을 비호하기 위해서 활용했습니다.]

[윤석열/검찰총장 (지난해 10월 22일) : 제가 한동훈 검사를 비호할 능력도 없고요. 인사권도 하나도 없는 사람입니다. 밖에서 다 식물총장이라고 그러지 않습니까? 제가 누구를 비호합니까? 아니 그러면 의원님은 누구를 비호하시는 겁니까?]

이번 인사로 전보되는 고위 간부는 4명으로 비교적 소폭으로 이뤄졌습니다. 법무부는 "윤 총장의 의견을 듣고 취지를 반영하고자 노력했다"면서도, "대부분의 검사장을 유임시켜 업무의 연속성을 도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정 반대의 평가를 내렸습니다.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발표 전 '사전 연락'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인데요.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헌정사 치욕" 쏟아지는 김명수 사퇴 요구…박범계 취임 첫 검찰 인사…"윤 총장 패싱 아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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