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오라"는 시부모에 며느리들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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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설 연휴 기간 거주지가 다른 5인 이상 가족 모임을 금지한 가운데 며느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댁에서는 오라고 하지만 방역수칙 위반이고 남편은 대놓고 반대를 하지 않아 입장이 난처하다.
정부의 이동 자제 권고도 있고 시댁에 가게 되면 5인 사적 모임 금지라는 방역수칙을 위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부 남편들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설 연휴가 긴 만큼 잠시 다녀오는 걸 괜찮다고 여기는 모습에 부부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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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긴 설 연휴..잠시 다녀와도 괜찮지 않나"
전문가 "중간에서 방역지침 말하며 갈등 조정해야"
도내 지난달말 일주일 가족 간 감염 비율 25%
경남도 "5인 모임 금지 지키고 최대한 만남 자제해야"
김해에 사는 결혼 3년차 직장인 이모(32·여)씨. 코로나19가 터진 이후에도 지난 추석 연휴에 시댁에 인사를 드렸지만 이번 설 연휴 만큼은 가지 않으려 하고 있다. 정부의 이동 자제 권고도 있고 시댁에 가게 되면 5인 사적 모임 금지라는 방역수칙을 위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시댁 쪽은 시부모와 형제 2명, 이 씨 부부를 포함하면 모두 6명으로 정부가 규제하는 과태료 대상이다. 신고 등으로 걸리면 과태료 60만 원을 방역당국에 내야 한다. 이씨는 "시댁은 오라고 하는데 시부모가 어려워서 대놓고 못 가겠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주변에 직장 동료들도 이 문제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설 명절을 앞둔 며느리들의 고충을 담을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남지역 대표 맘카페인 창원줌마렐라 등에서는 '설에 시댁 가는 문제로 미치겠다'는 등의 게시글에 댓글이 수십개씩 달리고 있다. 심지어 시댁 방문 거절 방법도 소개돼 있다.
한 네티즌(동****)은 "우리가족만 4인이다. 친정은 딸들 생각하며 오지 말라고 한다. 시가는 딸은 오지말고 며느리는 오라고 한다"며 "심지어 우리 도련님네는 안 온다. 우리만 오란다"고 썼다. 네티즌(반****)은 "신랑 주변에는 다들 간다. 졸지에 집에 있는 사람은 비정상, 가는 사람은 정상 취급 받는다"며 "시댁에서 오지 말라는 말 없고 신랑도 주변에 다간다고 갔으면 한다고 한다. 저희는 모이면 대가족"이라고 했다.
일부 남편들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설 연휴가 긴 만큼 잠시 다녀오는 걸 괜찮다고 여기는 모습에 부부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부부 내부에서 갈등이 생기니 시부모에 대한 미움으로 번지고 결국 고부갈등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결혼 4년차 직장인 김모(34·남)씨는 본가가 울산이고 처가가 대구다. 김씨의 부모님과 장인·장모는 지난해 태어난 손주를 보고싶다며 설 명절에 데려오라고 한다. 아내도 걱정은 하지만 방역당국에 걸리거나 마스크 착용을 준수해서 감염이 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잠깐 인사만 하고 올 생각이다. 김씨는 "이 문제로 아내와 좀 싸웠다"며 "결국 아내를 설득하긴 했는데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잠깐 다녀올 생각이고 부모님과 장인·장모도 그걸 원하신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단순히 이번 설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이전부터 쌓인 갈등이 현 시점으로 폭발한 것으로 보고 남편이자 아들이 중간에서 소통을 통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제대 김영근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이번 설 하나로 인해 갈등이 나온 게 아니라 기존에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게 된 것 같다. 중간에서 남편이나 아들이 비폭력 대화로 소통해야 한다"며 "지난 추석과 달리 이번에는 정부의 규제 방침도 있다는 말을 부모에게 전달하고 오해 소지가 없게 선물 등의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도 방역당국은 설 연휴 기간(11일~14일) 코로나가 확산되지 않을까 긴장하는 모습이다. 일상 속에서 가족 간 감염률은 높다. 지난달 말 일주일간 도내에서 가족 간 감염 비율은 25%였다. 신종우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은 "명절 동안 많은 이동으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한다면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기는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며 "도민들은 조금만 더 인내해달라. 특히 가족 간의 만남을 자제하고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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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이형탁 기자] ta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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