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돈 줄테니 고향 가지마!"..중국도 설 연휴 특별 방역
[앵커]
중국이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있습니다.
30억 명이 이동하는 글자 그대로 중국은 춘제 때면 우리와 다른 차원의 귀성 전쟁을 치르는데요.
하지만 올해엔 이런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때문인데요.
중앙정부, 지방정부까지 나서 고향 방문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글로벌 ET>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은준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설 연휴가 시작되죠?
[기자]
네, 중국도 우리나라처럼 음력으로 설을 쇱니다.
'춘제'라고 하는데요.
가족이 다 같이 모여 맛있는 음식도 먹고 올해 한 해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수십억 명이 이동하는데, 이번 연휴에는 고향을 찾는 발길이 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 기간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강제성은 없습니다만, 일부 지역에선 귀성객에게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나 자가 격리를 요구하면서 사실상 이동을 막고 있습니다.
[자오 천신/중국 국가발전위원회 사무총장/지난달 27일 : "중·고위험지역에서는 방역 수칙을 엄격히 지켜야 합니다. 저위험지역도 불필요한 이동은 자제해야 합니다."]
[앵커]
중국 지방 정부도 귀성객 막기 총력전에 함께 했지요.
중앙 정부와는 다른 정책을 선보였다면서요?
[기자]
네, 채찍보다는 당근을 제시한 곳이 많습니다.
춘제 기간 고향에 가지 않으면 특히 보조금, 그러니까 현금을 주기도 합니다.
항저우시는 천 위안, 우리 돈 17만 원을, 포산시는 천6백 위안, 최대 28만 원을 각각 지급합니다.
지방정부 지원에 동참한 기업들도 있습니다.
[리 닝/중국 복합소재기술회사 부사장 : "(춘제 때) 고향에 가지 않는 직원은 4천 위안(70만 원)을 더 받게 될 겁니다."]
이색 지원책도 눈에 띕니다.
고향에 가지 않으면 집세를 깎아주거나 아예 받지 않겠다고 한 곳도 있고요, 자녀가 대학 입학할 때 가산점을 주겠다, 이렇게 약속한 시도 여럿입니다.
[앵커]
중국이 명절 연휴 기간, 고향 방문 자제를 요청한 건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왜 그런 거죠?
[기자]
네,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있습니다.
연휴 기간 이동이 급증하면, 그만큼 집단 감염 위험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허베이성과 헤이룽장성 등 일부 지역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며 하루 신규 확진자가 세 자릿수까지 늘어났습니다.
이달 들어선 나흘 연속 한 자릿수를 이어가며 안정세로 접어들었습니다.
문제는 아직 집단 감염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중국 정부는 추가 전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대 40일간 이어지는 이번 춘제 연휴가 재유행에 가장 큰 고비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고향 가지 말라고 애를 쓰고 있기는 한데,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일부 지역에선 단거리 이동이 조금씩 늘고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귀성객은 감소 추세입니다.
중국 주요 공항과 기차역은 보시는 것처럼 한산합니다.
코로나19가 확산했던 작년과 비교해도 확실히 이용객이 줄었습니다.
기차표 예매량의 경우 1년 전보다 60% 가까이 줄었고요, 항공 이용객은 연휴 첫날 기준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춘제 특별운송 기간 11억5천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방역을 강화하면 당연히 경제는 주춤할 수밖에 없겠죠.
춘제 특수, 이번에는 기대하기 어렵겠네요?
[기자]
네, 소비가 느는 춘제 연휴 기간, 상인들에게는 대목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일부 업종에선 타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특히 관광, 여행업계의 매출이 줄어들 전망인데, 이미 지난달 일부 지역에 내려진 봉쇄로, 중국의 서비스업 지수는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동 자제를 권고한 대신 지역 내 소비를 늘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소비 쿠폰과 관광지 무료입장권 등을 나눠 주는 등 충격 완화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엇갈립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소비 위축 우려에도 제조업이 받쳐주고 있어, 1분기 5%대 성장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연초부터 유동성을 회수했다가 다시 돈을 풀고 있습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다음 달에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있죠.
코로나19 대응, 그리고 경제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 같네요.
은준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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