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이 죄도 아니고.. 형평성 어긋난 조치에 인내심 한계" [막다른 길에 몰린 상인들]
"수개월 영업제한 마땅한 보상 없어"
수도권 일부 '0시 개점시위' 돌입
"조치 변화 없으면 9시 이후도 영업"
서울 마포구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가 언성을 높이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오후 9시 영업제한' 조치가 수도권을 대상으로 유지되자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한 것이다. 김씨는 "수개월째 영업이 제한돼도 마땅한 보상은 없었다"며 "텅 빈 통장과 밀린 임대료에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영업제한’…자영업자 "회사원 부러워"
8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다중이용시설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오는 14일 자정까지 '오후 9시 영업제한'이 유지된다. 비수도권은 영업시간이 1시간 연장돼 오후 10시까지 매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됐으나 수도권은 아직 잠복감염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수개월째 이어지는 강도 높은 영업제한 조치에 자영업자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저녁 매출 비중이 큰 업종일수록 원성은 높았다. 이들은 줄어든 매출과 수백만원대 임대료를 감당하기 위해 대출까지 끌어모았으나 더 이상은 버틸 여력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마포구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하루 매출의 절반은 저녁 장사인데 영업시간이 오후 9시로 제한되면 누가 술과 요리를 먹으러 오겠느냐"며 "점심 매출도 떨어진 상태에서 저녁 손님도 제대로 받을 수 없으니 버틸 방법이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처음에는 코로나19 사태니까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회사원이 이렇게 부러웠던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해부터 헬스장을 시작한 40대 홍모씨는 "영업시간이 오후 9시로 제한되면 직장인인 회원들은 퇴근하고 헬스장에 올 시간이 없다"며 "1시간만 영업시간이 연장돼도 상황이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설을 앞두고 방역조치가 완화되는 것도 기대했으나 모두 물거품이 됐다"고 덧붙였다.
■"영업제한 풀어달라" 방역불복 시위도
이날부터 일부 자영업자들은 '오후 9시 영업제한'에 반발하며 사흘간 '자정 개점시위'에 돌입했다.
자영업자로 구성된 코로나19 대응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0시 서울 강서구 한 PC방을 시작으로 매일 1곳씩 자정에 문을 여는 개점시위를 벌인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업종 간 형평성과 합리성을 무시한 획일적인 영업시간 제한은 폐지해야 한다"며 "수차례 방역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방역기준 조정 협의기구' 설치를 요청했지만 당국은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학적이지도 않고 감염 전파 인과관계도 확인되지 않은 영업시간 제한을 폐지해 (자영업자가) 살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9일 0시 서울 서대문구 한 코인노래방에 이어 10일 0시에는 서울 서초구 한 호프집에서 개점시위를 이어간다. 항의 차원에서 가게 문을 열지만 손님은 받지 않는다. 사흘간 개점시위를 벌인 후에도 방역당국의 조치가 없을 땐 오후 9시 이후에도 가게 문을 여는 '방역 불복 개점시위'로 전환할 계획이다.
영업제한에 따른 손실이 임계치에 도달하고 동시에 반발도 확산되면서 방역일선에 있는 지방자치단체와 경찰도 긴장하고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업시간 위반, 5인 이상 집합금지 위반은 감염병예방법 위반 사안으로, 지자체 우선 단속 사안"이라면서도 "신고가 들어오면 구청에 통보하고, 지자체가 인력부족 등 어려움이 있으면 동행 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1차적으로 확인과 단속은 지자체 공무원이 하고, 경찰은 지원하는 형태라는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위반접수 건수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행정명령 위반 관련 접수건수는 하루 평균 약 668건(1월 31~2월 6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95% 이상이 영업시간이나 5인 이상 집합금지 위반이다. 김 청장은 "오후 9시 넘어서 불이 켜져 있는 업소가 있으면 신고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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