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없는 회사' 꿈꾼 김범수..왜 지금 '5조 기부' 카드를 꺼냈을까
'가족회사', 카카오로부터 막대한 배당금 챙겨 월급 나눠주기도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이 8일 자신의 재산 절반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파격 선언'을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카카오를 창업할 때 '대한민국에 없는 회사'를 만들어보겠다는 도전의식이 있었다고 밝힌 김 의장부터 '대한민국에 없는 오너'를 실천하고 싶었던 걸까.
김 의장은 8일 카카오 구성원에게 보내는 신년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며 "그 다짐은 공식적 약속이 될 수 있도록 적절한 기부서약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 액수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김 의장이 기부 의사를 밝힌 '재산 절반'은 5조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김 의장 재산은 개인 명의로 보유한 카카오 주식 1217만631주(전날 종가 기준 5조5376억원)와 김 의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가진 카카오 주식 992만9467주(전날 종가 기준 4조5179억원)를 합치면 10조원이 넘는다.
'자본주의의 고향' 미국에서는 거액의 '기부왕'이 심심찮게 등장하지만 한국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격적인 결정이다.
김 의장은 "지난해 3월 10주년을 맞아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자고 제안드린 후 무엇을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격동의 시기에 사회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을 목도하며 더이상 결심을 늦추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성공한 벤처 1세대인 김 의장은 스스로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을 만들 때부터 벤처기업 100개를 발굴해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고, 교육 사업을 하는 신생 벤처 기업 '포드트리'를 시작으로 '김범수의 K', '카카오의K, 그리고 '코리아의K'에 정육면체를 의미하는 벤처캐피탈(VC)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국내 벤처 기업에 투자해왔다.
김 의장 개인이 최근 10년간 기부한 금액도 현금 72억원과 주식 약 9만4000주(약 152억원)에 이른다. 기부 대상은 벤처기부펀드인 '씨프로그램'과 젊은 세대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교육 혁신가를 발굴하·육성하는 '아쇼카 한국',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게임인과 게임인을 꿈꾸는 청소년을 지원하는 '게임인재단' 등이다.
문제는 시점이다. '사회적 책임'과 '선한 영향력'을 강조해온 카카오는 최근 김 의장의 개인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에 두 자녀가 재직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자녀 문제가 불거지면서 카카오 지배구조와 관련한 문제도 덩달아 커졌다. 카카오 2대 주주이면서 비상장회사로 베일에 싸인 케이큐브홀딩스가 '가족경영'으로 이뤄지고 있고 카카오로부터 막대한 배당금 수익을 챙겨 결국 김 의장과 가족만 배불리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2007년 설립된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지분 11.21%를 보유한 회사다. 김 의장이 카카오 지분 13.74%와 케이큐브홀딩스 지분 100%를 갖고 있어 케이큐브홀딩스는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회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기준 케이큐브홀딩스의 대표이사는 김 의장의 남동생 김화영씨가 맡았다. 기타 상무이사엔 김 의장과 그의 부인 형미선씨가, 사내이사엔 김화영씨와 김탁흥씨가 이름을 올렸다. 현재 케이큐브홀딩스 대표이사는 김탁흥씨로 변경됐다.
같은해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로부터 받은 배당금 수익 12억6000만원을 비롯한 영업외 수익 97억80000만원으로 급여 14억원을 지출했다. 이 기간 매출은 4억3000만원에 불과했다. 투자 및 경영 컨설팅 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매출보단 카카오 등으로부터 얻은 배당금 수익으로 가족들에게 급여를 준 것이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달 19일 아내와 자녀, 친인척 11명에게 자신의 주식 33만주(1452억원 규모)를 증여했다. 아내와 두 명의 자녀들에겐 각각 6만주씩 262억원 상당을 증여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김 의장의 행보를 두고 IT업계 1세대 자수성가 창업주조차도 자식승계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산 절반 기부' 의사를 밝히며 '브라이언(김범수의 닉네임)도 재벌과 다를 게 없다'는 세간의 비판에 대한 정면돌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 의장이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생각은 카카오를 창업할 때부터 꿈꿔온 것으로 달라진 것은 회사의 성장과 함께 기부 규모액이 커진 것 뿐"이라며 "이번 기부결정이 최근 불거진 승계논란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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