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증가+수출 호조" 식품업계, '코로나19 특수'에 역대급 실적 행진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식품업계가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특수에 힘입어 일제히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과 농심은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오뚜기는 사상 최고 실적 달성은 실패했지만 영업이익이 무러 34% 껑충 뛰었다.
외출을 자제하고 재택근무가 늘어나자 '집밥족'이 증가했고 이는 가정간편식(HMR) 판매 급증으로 이어졌다. 해외시장에서는 라면과 만두를 필두로 한 'K-푸드'가 인기를 끌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식품업계는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신제품 출시와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해 올해도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 식품업계 '코로나 특수'에 함박웃음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먼저 CJ제일제당은 지난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미국 슈완스 인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고 바이오 등 글로벌 사업이 호조를 나타낸 덕분이다. 해외 매출 비중도 60%를 돌파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성장한 24조2457억원, 영업이익은 51.6% 늘어난 1조3596억원을 달성했다.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할 경우 매출 10.9% 늘어난 14조1637억원, 영업이익은 73% 늘어난 1조415억원을 기록했다.
식품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8조9687억원, 영업이익은 49.1% 늘어난 5110억원을 달성했다.
아미노산과 조미소재 등이 주력인 바이오사업부문 매출은 2조9817억원으로 전년 대비 7.9% 늘었고 영업이익은 34.2% 증가한 3122억원을 기록했다.
CJ Feed&Care(사료+축산)는 중국과 베트남 수요 확대와 돼지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11% 늘어난 2조213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베트남 시황 호조 등으로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늘며 2193억원을 달성했다.
CJ제일제당의 이같은 호실적은 2019년 하반기부터 수익성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고강도 체질개선을 통한 선제적 위기 대응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에 따라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며 외형 성장뿐 아니라 내실까지 다졌다. 국내외에서 HMR 중심의 ‘집밥’ 소비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코로나19와 영화 '기생충' 특수를 누린 농심 역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농심의 매출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6% 증가한 2조6397억9563만원, 영업이익(잠정)은 103.4% 늘어난 1602억9749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09.7% 늘어난 1490억4828만원이다.
지난해 1~3분기 연속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갈아치운 것은 물론 5년만에 영업이익 1000억원대에 재진입하는 역대급 실적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국내외 내식(內食) 소비가 증가하며 주력 제품 라면과 스낵 매출이 꾸준히 증가한 것이 호실적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북미와 아시아를 아우르는 해외시장 성과도 빛을 발했다. 농심은 지난해 연초부터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 인기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빠르게 넓혔다. 코스트코와 월마트를 포함한 유통 채널도 다각화해 소비자 접점 확대에도 박차를 가했다.
올해는 미주지역 전체를 아우를 제2공장 가동을 준비 중이다. 이 밖에도 중국과 일본 시장에서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 성장세는 더욱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풀무원은 지난해 연결기준 2조3112억원 매출과 459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9%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50.3% 증가한 금액이다. 순이익은 -75억원에서 14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온라인몰 판매가 증가하며 고정비 부담이 희석됐으며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해외법인들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점이 주요 원인이다.
풀무원식품도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9109억원, 영업이익 71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5.2%, 208.5% 신장했다.
오뚜기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3.8% 늘어난 1984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0% 증가한 2조5958억원, 당기순이익은 5.6% 늘어난 1053억원을 기록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내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라면과 즉석밥·컵밥·냉동식품을 포함한 간편식 매출이 증가했고 종속회사의 실적 개선이 호실적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반짝 실적' 아닌 성장세 이어간다"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동원과 대상, 삼양식품 등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원F&B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2190억원, 114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대비 각각 6.23%, 12.87% 증가한 수치다.
동원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122억원으로 전년 대비 61.23% 급증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미국에서 '참치캔' 사재기가 벌어지면서 자회사인 참치캔업체 스타키스트가 좋은 실적을 낸 것이 주효했다.
대상은 영업이익 2000억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대상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1298억원 대비 48.83% 늘어난 1932억원이다. 김치를 포함한 신선식품과 육가공, 장류 등 식품이 실적을 견인했고 소재사업이 다소 부진하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식품도 '불닭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최초로 매출액 6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주력 국가 중국뿐 아니라 북미 시장 안착이 효과를 얻고 있다. 그동안 실적이 미미했던 동남아와 유럽에서도 양호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 속 국내와 해외를 막라하고 호실적을 거뒀다"며 "반짝 실적에서 그치는 것이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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