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이재명 "기본소득 100만원"..이낙연에 "열패의식 벗어나야"

성승훈 2021. 2. 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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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1위 등에업고 '마이웨이'
해외사례 없다는 이낙연 지적에
"사대주의냐..포기 안돼" 반박
기본소득세로 재원 마련 주장
"月50만원으로 서서히 늘리자"
사실상 대선공약이란 분석도
임종석 "지도자는 태도 중요"

차기 대선 지지율 1위에 고무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인당 연간 100만원의 기본소득 제도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 지사의 이 같은 '기본소득 제도화 전략'에 대해 여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제히 제기됐다. 하지만 이 지사는 이 같은 비판을 '사대주의 열패의식'이라고 지적하며 '마이웨이'를 선언하고 나서 주목된다.

8일 이 지사는 SNS를 통해 "지금처럼 구조적 침체와 저성장 극복이 과제인 시대에는 복지 확대와 경제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1인당 25만원씩 분기별 지급(4인 가구 연간 400만원)에는 25조원이 추가로 필요한데, 연간 50조~60조원에 이르는 조세감면분을 절반가량 축소하면 조달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일반예산 절감(단기) △조세 감면 축소(중기) △증세(장기)를 단계적으로 시행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수년 내에 얼마든지 시행 가능하다"며 "장기적으로는 10년간 기본소득이 월 50만원이 될 때까지 서서히 늘리자"고 덧붙였다. 특히 기본소득세 신설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목적세로 증세된 세금은 특별회계로 모아 국민에게 공평하게 지역화폐로 지급하자"며 "기존 세목에 추가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소득환경세·기본소득데이터세·기본소득로봇세·기본소득토지세 등을 도입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재명표 대선 공약과 재원 계획까지 밝힌 셈이다.

해외 사례가 없다는 지적에도 그는 적극 반박했다. 앞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알래스카 빼고 하는 곳이 없으며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구상에서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다"며 회의론을 펼친 바 있다. 이에 이 지사는 "사대주의 열패의식에서 벗어나 미리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하면 문화·사회·경제·정치 모든 영역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나아가 "필요한 정책이라면 외국 선례가 없다며 포기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정치인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안팎에서는 이 지사가 '대선 몸풀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 지사가 신복지체계 구상을 발표한 이 대표와 본격적인 정책 대결을 펼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지사도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정책에도 경쟁이 필요하다"며 날을 세웠다. 여당 의원들도 기본소득을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며 청년배당, 농촌수당, 무상정책을 바탕으로 연구해 온 성과가 있다"며 "국민은 이미 '기본소득'과 '보편지급'이라고 하면 이 지사를 떠올린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 대표가 기본소득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이 지사가 기본소득을 상세히 설명했다는 것이다.

반면 이낙연계로 꼽히는 다선 의원은 "높은 지지율 때문에 업(Up)됐을 수도 있겠지만 1년에 1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기본소득이라 볼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다만 이 대표 본인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월 50만원이 생계비에 터무니없이 부족한데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사대주의 언급에 대해서도 "비판이 아니라 비난으로 들린다"며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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