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코로나 업종별 매뉴얼 만들겠다..저는 바닥쳤고 이제 상승세"
[경향신문]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60)은 8일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업종별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영업 종료 시간 밤 9시’ 같은 일괄적 규제를 업종별 맞춤형으로 바꾸겠단 의미다.
오 전 시장은 서울 광진구의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1개월이 지났는데, 매뉴얼 자체가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은 당내 경쟁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이 보수를 짜장면에 비유하며 보수 정체성을 강조한 데 대해서는 “지금은 짜장면, 짬뽕 타령할 때가 아니다.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실용, 민생 시장을 뽑는 경쟁의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 승리 가능성에 대해선 “저는 이제 바닥을 쳤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시장이 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뭔가.
“코로나 업종별 매뉴얼부터 만들려고 한다. 자영업자들은 피눈물 나는 상황이다. 월세도 못 내고, 폐업도 못하고 샌드위치 신세다. 이런 상황에 서울은 밤 9시, 지방은 10시 (영업종료) 이건 정말 아니다. 업종별로 협회들이 있다. 협의하면 한달이면 만들 수 있다. 거리두기 효과도 오히려 극대화되고 매출 감소도 최소화할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왜 오세훈이어야 하는가.
“이번 서울시장은 당선되면 다음날인 4월8일 아침부터 바로 일을 해야 된다. 다른 후보들은 일 배우다가 임기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제가) 바로 업무에 적응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리고 제가 임기를 중간에 다 마치지 못했다. 서울시민께 ‘채무자 마인드’라고 해야되나, 자책감, 죄책감도 있다. ‘니가 못했던 일을 마무리 해라’하는 운명 같은 것도 느끼고 있다.”
-2·4 부동산 대책을 평가한다면.
“당분간 또 공급은 없겠다고 생각했다. 공공주도 재개발·재건축이라고 하는데, 공공성이 강화된 새로운 트랙을 만든 셈이다. 하지만 조합들이 넘어오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임기 1년 남았다. 시장은 ‘1년 뒤에 어떻게 될줄 알고 갈아타느냐’하면서 관망할거다. 관련 법을 만드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도 나올 것이다.”
-오세훈의 부동산 정책을 요약한다면.
“중앙정부와 무관하게 서울시장 재량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한강변 35층 높이 규제, 2종 일반주거지역 7층 제한을 폐지하겠다. 그렇게 해서 민간이 달려들도록 해야 한다. 한시적으로 높이 규제를 풀어주면 집 5채, 10채 모여서 소규모 개발이 가능해진다. 건축 경기도 살고, 일자리도 생기고 주택 공급도 2~3년 내 가능하다.”
-나경원 후보는 보수와 진보를 짜장면, 짬뽕에 비유하면서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 짜장면, 짬뽕 타령하고 있을 한가한 타이밍이 아니다. 실용 민생 시장이 되고 싶다.”
-1차 경선에서 당원 조사에선 나 후보, 일반여론조사에선 오 전 시장이 이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우 바람직하다(웃음). 이제 남은 건 100% 여론조사다. 중도 심지어는 민주당 지지층까지 저를 지지한다는 건 그동안 여론조사 결과 밝혀진 상식이다. 국민의 전체의 고른 지지를 받는 후보가 바람직한가, 아니면 특정 이념·정당 지지가 모이는 게 바람직한가.”
-본선 전에 제 3지대를 포함해서 가장 어려운 경쟁 상대는 누구인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철수를 안 하니까(웃음). 이건 유머다.”
-경선 승리할 복안이 있나.
“이미 이기고 있는데 무슨 이길 복안을 말하라고 하나(웃음). 저는 바닥을 쳤고, 이제 상승세다. 이제 차근차근 무소의 뿔처럼 뚜벅뚜벅 간다는 표현처럼 가기만 하면 된다. 특별한 전략은 없다. 이 상승세를 이어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중도층 공략이 중요하다면, 오 전 시장이 안 대표보다 나은 점은 무엇인가.
“안 대표는 중도를 표방하고 있지만 원래는 (더불어)민주당이었다. 요즘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선두에 서서 공격하는 논평을 보면 중도가 아니라 완전히 보수다. 완전히 정치적인 스탠스가 180도 달라졌다. 하지만 본인이 왜 그랬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같은 중도라고 해도 의미가 다르다.”
-국정농단 사태로 보수 정당 후보 자체에 대한 불신도 있다.
“그래서 사실은 나 후보보다 제가 본선 경쟁력이 더 있다고 본다. 오세훈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당 이미지가 강하지 않다. 왜냐면 전 국회에 있었던 기간보다 시장으로 일을 했던 기간이 (이미지가) 더 강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바탕에는 제가 추구했던 정치적 이상이나 노선이 ‘어머니 리더십’, 공존과 상생이다. 제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굳이 포장이 필요없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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