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신규신청 21만명 '최대'
직장을 잃어 올해 1월 실업급여를 신규 신청한 실직자가 21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월별 기록으로 사상 최대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과 통상적인 연말 계약 종료, 여기에 공공일자리사업 대부분이 12월에 끝나면서 대거 실업급여 신청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월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383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5만1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4년 2월 13만8000명 증가한 이후 17년 만의 최소 증가폭이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 축소는 서비스업에서 두드러졌다. 지난달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943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14만2000명 늘었다. 전년 동월에 비해 41만 명 이상 증가한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가입자 증가폭이 불과 두 달 만에 3분의 1 토막 났다. 공공일자리사업 종료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월(17만4000명)보다 3만8000명 더 늘었다. 신규 신청자 폭증에도 실업급여 지급액은 9602억원으로 4개월째 1조원을 밑돌았다. 역대 최대 실업급여 지급액은 작년 7월의 1조1885억원이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첫 달치 실업급여는 대기기간(7일)을 포함해 8일분만 지급되기 때문”이라며 “늘어난 신규 신청자 지급분은 다음달 통계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트리플 악재'…숙박·음식 5만명 뚝
제조업 공급, 3년 연속 감소
공공행정업 일자리 수는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지표다. 지난해에는 2분기까지 코로나19 영향으로 공공일자리 사업이 중단됐다가 3분기에 재개되면서 고용행정 통계 지표가 좋아진 바 있다. 그러다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일자리 사업이 연말 일시에 종료되면서 전체 고용지표도 나빠진 것이다. 단기 공공일자리 사업이 고용지표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이유다.
숙박·음식업, 사업서비스업, 예술·스포츠업은 연말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숙박·음식업에서만 일자리 5만4000개가 줄었고, 사업서비스업과 예술·스포츠업에서도 각각 2만 명, 9000명의 고용보험 가입자가 사라졌다. 숙박업과 직결되는 입국 관광객 수를 보면 2019년 11월 기준 123만5000명에서 지난해 11월 1만2000명으로 99.1% 급감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개선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일자리는 지난해 7월 -6만5000개를 저점으로 감소폭을 계속 줄여 지난달에는 1만3000개 감소했다. 마스크 등 방역용품 수요 증가로 섬유업 일자리가 늘고, 플라스틱 포장용기 생산과 공기청정기 판매가 늘면서 고무·플라스틱업과 기계장비업의 고용보험 가입자가 증가했다.
하지만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3.6으로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2018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다.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수입해 국내에 공급한 제조업 제품의 가액을 나타내는 지표로, 내수시장 동향을 보여준다.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21만2000명에 달했다. 기존 역대 최대였던 전년 동월(17만4000명)보다 3만8000명 늘었다. 주로 공공행정업(2만9000명), 사업서비스업(2만9000명), 건설업(2만6000명), 보건복지업(2만1000명) 등에서 증가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국민취업지원제도 시행에 따라 취업 지원 등 현장 업무를 맡을 공무원 740명을 증원하기로 했다. 채용은 하반기에 이뤄진다. 이 같은 채용 규모는 고용부 현재 인력(약 7500명)의 1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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