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국민의힘 본경선..후보 간 네거티브도 본격화
조은희 "총선 선택 못 받은 분들..패자부활전 아냐"
오신환, 나경원 공약 비판하며 "나경영..황당 공약"
나경원, 안철수로 시선 "김명수 임명 결정적 역할"
당 지도부 조기 진화..김종인 "선의의 경쟁을 하자"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경선 진출자를 정한 국민의힘이 8일 기호 추첨을 시작으로 24일간의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 가운데 후보 간 '네거티브'(negative)도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상대 후보의 약점을 부각해 자신을 돋보이게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양상이 과열되면 유권자의 피로도를 높이고 경선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3층 강당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경선 후보 4명을 대상으로 '기호 추첨 및 서울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선거 승리와 공정한 경선을 다짐하는 행사 자리였지만 후보들의 견제성 발언이 이목을 끌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나경원 전 의원을 겨냥해 "지난해 강성 보수인 황교안, 나경원 투톱의 당 운용 결과가 지난 총선 결과라고 생각한다. 많은 유권자들이 기억할 것"이라며 "그 연장선상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고, 우리 당이 어떤 방향을 갈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지난해 당의 총선 참패를 언급함으로써 에둘러 다른 세 후보가 총선에서 낙선한 것을 지적했다.
조 구청장은 "지난 박근혜 탄핵 이후 우리가 치른 4번 선거에서 패배했다. 좋았던 지난 총선에서도 다 참패했다"며 "저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혼자 살아남았다. 문재인 정권과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이기는 DNA가 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구청장은 지난 5일 예비경선 결과 발표 직후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선거는 패자부활전이 아니다"라며 "불과 10개월 전 총선 때 지역구 주민에게도 선택을 받지 못한 그 분들은 당 지지율이 높을 때는 이기고, 당의 지지율이 낮으면 패배한 분들이다. 조은희는 당 지지도가 바닥을 기고 있을 때도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우리당 지지율보다 17% 높은 득표율로 이겼다"고 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짧은 미디어데이에도 1등 후보라서 견제가 많은 것 같다"며 "이번 경선 끝나고도 우리가 주장한 좋은 정책을 공유하며 본선 승리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지난 주말 나 전 의원이 청년·신혼부부에게 1억17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두고 '결혼수당 1억원' 등의 공약을 내놓은 바 있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에 빗대 '나경영'으로 지칭했다.
그는 "현실성 있는 주장을 해야 한다"며 "세금은 깎아주고 지출은 늘리고 대충 계산해도 5조원은 족히 소요될 예산은 어떻게 마련할 셈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강경보수와 포퓰리즘 사이를 오락가락하면 보수 정치는 정말 답이 나오지 않게 된다"며 "현실성 없는 황당한 공약은 자중하실 것을 나 후보에게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오 전 시장도 "공약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불명확한 부분이 다소 있는 것 같다"며 "현금을 주겠다는 것인지, 이자를 지원하겠다는 것인지, 보조금으로 표현하였기에 불명확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약의) 의도 파악이 쉽지 않다"며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토론 때 보다 명확한 입장을 밝히겠다. (나 전 의원이) 오해가 없도록 분명히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쪽으로 날을 세우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안 대표의 국민의당"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법원장이 탄생할 때부터 저희는 걱정했다. 그 당시 우려가 많았다"며 "국민의당이 30표 정도 몰아주면서 (임명동의안이) 통과가 됐는데, (안 대표가) 이런 상황을 가져오고 야권 후보로 (지금) 열심히 뛰시니까 참 모순적인 형국"이라고 짚었다.
오 전 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017년 김명수 대법원장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단연코 안철수 후보"라며 "도대체 안 후보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고 가세했다.
본경선 시작부터 네거티브가 과열 조짐을 보이자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도 조기 진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미디어데이 행사 직전 네 후보를 불러 티타임을 갖고 "당에 마이너스 되는 경선은 아니었으면 한다"며 "선의의 경쟁을 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관위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공정경제 서약식을 갖고 '아름다운 경선'을 강조한 것 역시 네거티브에 대한 우려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보다 후보가 많으니 자연스럽게 본선이 시작되면 경쟁 과열될 수 있어서 예방적 차원에서 이야기 나오는 것 같다"며 "선거가 여권 두 전직시장의 불미스런 사건으로 치러지는 것이니 이걸 딛고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정책비전을 제시해도 모자를 상황이다. 네거티브 공방으로 흐르면 불필요한 소모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당연한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oonli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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