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 숭례문→국보 숭례문..60년만에 '지정번호' 폐지

남정현 2021. 2. 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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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 숭례문'처럼 문화재 앞에 붙는 '지정번호'가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문화재청은 8일 올해 주요 업무 추진 내용을 발표하며 "문화재 지정번호가 문화재를 서열화한다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1962년 문화재보호법 시행으로 시작된 지정번호를 없애고 내부 관리용으로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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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숭례문 광장에서 열린 숭례문 파수의식 재개 개막행사에서 전통무예 시범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파수의식 재현행사는 조선시대 도성의 성곽을 수비하던 군사들의 중요한 군례의식으로서 지난 2008년 숭례문 화재로 중단된 지 8년만에 재개되었다. 2016.06.23.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국보 1호 숭례문'처럼 문화재 앞에 붙는 '지정번호'가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문화재청은 8일 올해 주요 업무 추진 내용을 발표하며 "문화재 지정번호가 문화재를 서열화한다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1962년 문화재보호법 시행으로 시작된 지정번호를 없애고 내부 관리용으로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지정번호는 유지되지만, 관리용으로 사용되고 공문서나 누리집 등에서 지정번호 사용이 제한될 예정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국보 1호를 훈민정음 해례본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2000년대 초반 우홍준 전 문화재청 청장 시절 국보1호 교체를 공식화하고 이를 추진한 바 있지만 문화재위원회가 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부결했다.

이후 문화재청은 입장을 바꿔 '지정번호'는 번호일 뿐 이를 없애겠다고 주장해 왔고, 마침내 올해 '지정번호'가 폐지되고 '관리번호'가 도입되게 됐다.

일제식민지 시대였던 1934년 조선총독부는 보물 1호에 숭례문(남대문)을, 보물 2호에 흥인지문(동대문)을 각각 지정했다.

1962년 한국 정부는 이를 참고해 국보 1호와 보물 1호에 각각 숭례문과 흥인지문을 그대로 선정했다.

이후 2003년 오타 히데하루 당시 일본 도호쿠대 연구원은 서울대 국사학과 기관지 '한국사론'에 논문을 하나 게재한다.

문화재제자리찾기에 따르면, 히데하루 연구원은 이 논문을 통해 "일제는 조선의 궁궐과 성곽을 항일의 상징으로 보고 파괴하려 했으나, 임진왜란 당시 가토 기요마사가 남대문을, 고니시 유키나가가 동대문을 열고 지나갔기 때문에 역사적 가치가 있다며 보존했다. 이후 보물 지정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까지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 10만 서명운동'을 전개해 12만 명의 서명을 받아 문화재청에 전달하는 등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을 요구해 왔다.

문화재제자리찾기 관계자는 "2014년부터 다시 문제제기를 한 이유는 숭례문이 화제가 났고, 새로 만들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부실 공사 문제가 나서 정말 상징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라며 "그 사이 문화재청이 입장을 바꿔서 지정번호는 번호일 뿐이라고 없애겠다고 했지만 여러 이유로 추진되지 못했다. 지정번호 해지가 안 될 것이라면 다시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한 바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 공문서·누리집 등에서 지정번호 사용을 제한하고, 교과서·도로표지판·문화재 안내판 등에는 사용 중지를 추진할 방침"이라며 "기존 지정번호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밖으로 공개하지 않고 문화재 관리용(내부 행정용)으로만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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