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장 "AI 춤에 SNS 홍보..예술·대중성 다 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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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립현대무용단이 유튜브를 통해 초연한 '비욘드 블랙'.
지난해 2월 취임한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장 겸 예술감독을 8일 만났다.
"지난해 국립현대무용단 창단 10주년을 맞아 큰 잔치를 벌이고 싶었어요. 하지만 공들여 준비했던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연기됐고 공연 수입도 쪼그라들었습니다. 마침 직원들이 대면 공연 예산을 댄스필름 촬영 및 홍보 예산으로 전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덕분에 영상 공연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대중성을 확장할 수 있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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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연 '비욘드 블랙'
인공지능에 춤 학습시켜
무용수 과감한 동작 표현
영국·러시아 등 해외서도 상영
지난해 국립현대무용단이 유튜브를 통해 초연한 ‘비욘드 블랙’. 무용수들의 유연한 춤이 시선을 끈다. 하지만 일관성이 없고 기존 안무 형식과 달라 뭔가 어색하다. 인공지능(AI)의 자동학습을 이용해 안무를 짰기 때문이다. 이 과감한 실험은 예술성을 인정받아 영국과 러시아 등 해외에서도 초청 상영됐다. 지난해 12월 국립현대무용단이 SNS ‘틱톡’에 올린 영상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끈 시도다. 무용수가 독특한 의상을 입고 춤추거나 SNS 인기인과 ‘춤 대결’을 벌이는 등 5개 영상의 누적 조회수가 267만 회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연계가 ‘올스톱’됐지만 국립현대무용단은 연달아 새로운 시도에 성공하며 약진하고 있다. 비대면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대중성과 예술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2월 취임한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장 겸 예술감독을 8일 만났다.
“지난해 국립현대무용단 창단 10주년을 맞아 큰 잔치를 벌이고 싶었어요. 하지만 공들여 준비했던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연기됐고 공연 수입도 쪼그라들었습니다. 마침 직원들이 대면 공연 예산을 댄스필름 촬영 및 홍보 예산으로 전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덕분에 영상 공연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대중성을 확장할 수 있게 됐죠.”
국립현대무용단은 지난해 85회의 자체 기획공연 및 무용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총 43만 명가량이 봤다. 현대무용이 난해하다는 일반의 선입견을 감안하면 탁월한 성과다. 젊은 층 온라인 관객이 국립현대무용단의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유입된 영향이 컸다. 현대무용 지식을 전달하는 유튜브 코너 ‘춤추는 강의실’의 총 조회수는 63만 회, 남 단장이 직접 홈트레이닝 방법을 알려주는 ‘유연한 하루’는 8만6000회를 기록했다. 틱톡 계정에 올린 영상들도 각각 수십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대중성 확장에만 열을 올린 건 아니다.
“현대무용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카타르시스를 주는 ‘스펙터클’이지요. 틱톡 영상 등을 올린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반면 인간 본성을 성찰할 수 있는 진지한 예술로서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이 역할은 댄스필름 촬영 등을 통해 강화했습니다. 무대 대신 카메라와 화면을 통해서 연결되는 게 아직 어색하긴 합니다. 하지만 각 관객이 공연의 다양한 요소를 더 자세히 감상하고 숙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요.”
남 단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된 뒤에도 비대면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댄스필름 촬영을 늘리고 ‘비욘드 블랙’과 같은 새로운 실험에 연습실과 장비 등의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젊은 안무가들을 지원하는 ‘안무랩’, 디지털 테크놀로지 접목을 지원하는 ‘기술x예술 융합 활성화 사업’ 등이다.
비대면 공연 성공을 기반으로 대면 공연도 늘린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올해 예년(6~7편)보다 많은 8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남 단장은 “지난해 공연을 많이 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려 욕심을 좀 냈다”며 웃었다. 가장 눈에 띄는 공연은 힙합, 비보잉 등 길거리 춤과 국악을 접목한 ‘HIP合’이다.
“5년 전 모로코를 방문했는데 청소년복지관에서 학생들이 힙합 춤을 배우고 있더군요. 힙합이 어느새 세계의 언어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이 비보잉 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세계적인 흐름을 이끌고 있는 걸 우리 예술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죠. 현대무용의 시각에서 품격 있게 재해석한 힙합 춤을 세계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선입견 없이, 편한 마음가짐으로 현대무용을 보러 오는 관객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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