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주 일제히 하락..13조5천억 날아갔다

'협력 무관' 공시에 추풍낙엽
한달간 개인 투자 2조8천억
이번에도 개미들 손실이 커

[경향신문]

현대차와 기아가 애플카 협력 중단을 공식화한 8일 현대차그룹주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관련 보도 이후 현대차그룹 주요 주식을 3조원 가까이 매수했던 것으로 나타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1만5500원(6.21%) 하락한 23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카 생산설 이후 주가가 급등했던 기아차는 전 거래일보다 1만5200원(14.98%) 급락한 8만6300원에 마감했고, 현대모비스(-8.65%), 현대위아(-11.90%) 등 현대차그룹주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이들 5개 기업의 시총은 약 125조4000억원으로 하루 만에 13조5000억원이 감소했다. 지난 5일 종가 대비 9.7% 줄어든 수준이다.

올해 들어 현대차그룹 기업의 주가는 애플과 협력설에 요동쳤다. 지난달 8일 애플이 ‘애플카’ 출시를 위해 현대차에 협력을 제안해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일 현대차(19.42%)를 비롯해 기아(8.41%), 현대모비스(18.06%), 현대위아(21.33%)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이후 기아가 애플카 생산을 맡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한번 주가는 출렁였다. 애플과의 전기차 생산 협력 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들 주가는 상향 곡선을 그렸다. 현대차그룹 관련주 시총도 지난 5일 종가 기준으로 애플카 보도가 처음 나온 지난달 8일 이전보다 31조원, 약 29% 불어났다.

지난달 8일부터 지난 5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현대차그룹 주식을 3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이 기간 현대차 9157억원, 기아 7987억원, 현대모비스 9724억원, 현대글로비스 787억원, 현대위아 484억원 등이다. 이들 주식 순매수 금액은 총 2조8139억원으로 같은 기간 개인이 코스피에서 순매수한 금액(21조2546억원)의 13.2%에 이른다. 같은 기간 기관이 72만5000주를 순매수하는 데 그치고, 외국인이 957만주(8488억원)를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이날 주가 급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