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없다".. 현대차그룹·애플, 누가 먼저 손 뗐나?

지용준 기자 2021. 2. 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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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애플과의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 달여 동안 현대차와 애플과의 협력설에 투자자와 업계는 '행복회로'를 돌렸지만 결국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번 공시는 그동안 시장에서 과열됐던 협력설을 잠재우기 위함일 수 있다"며 "애플의 선택지가 딱히 없는 상황에서 현대차만큼 기술력을 보유한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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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애플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협력설이 쏟아지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애플과의 협상은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사진=애플허브 인스타그램
현대자동차그룹이 애플과의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 달여 동안 현대차와 애플과의 협력설에 투자자와 업계는 ‘행복회로’를 돌렸지만 결국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협력의 중단 이유로 ‘애플 비밀주의’를 꼽고 있다.

8일 현대차·기아 양사는 공시를 통해 “애플과 자율주행차 개발 협의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추측이 난무했던 사태가 일단락됐다.

다만 이번 공시마저 애플과의 협상이 잠정 중단된 것인지 아니면 아예 진행조차 하지 않은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들 역시 공시 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아 사실상 현대차와 애플 간 이번 협력은 사실상 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양사의 협력에 차질이 생긴 것을 두고 애플의 '비밀유지계약' 탓이라는 시각이다. 현대차와 애플 간 협업 논의 중단 사실을 처음 보도한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해당 논의가 외부로 새어 나간 데 대해 “화가 났을 것”이라면서 “양사 간 논의가 언제 재개될지도 불투명하다”라고 평했다.

같은날 다른 외신에선 협업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비밀유지조항을 이유로 중단 가능성을 전망한 것이다. 

애플은 그동안 협력사와 주요 고객사에도 비밀유지계약 준수를 철저히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통 애플은 개발자가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도 비밀보호 유지계약(NDA)를 맺고 협력사거나 협력사가 유력한 곳의 설비, 생산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계약조건을 제시한다. 협력사가 제공하는 제품의 단가 인하거나 앞으로의 계약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함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달 8일 처음 애플과의 협력설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이처럼 현대그룹이 모호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애플의 '비밀주의'에 금이 갔고 이 때문에 애플이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풀이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반대로 현대차그룹이 주도권 싸움에서 지지 않은 것으로도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 애플이 원하는 품질의 차를 실제로 만들어줄 수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며 "현대차그룹은 독자적인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이어서 애플에 끌려다니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애플,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까


이 같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애플과 다시 논의를 하는 방안도 남아있다고 보고있다. 그동안 ‘애플카’로 과열됐던 양상을 잠재우고 물밑에서 다시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맥락이다. 애플이 미래모빌리티 실현을 목표로 한다면 결국 전기차를 미국에서 대량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은 현대차그룹이 가장 유력하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번 공시는 그동안 시장에서 과열됐던 협력설을 잠재우기 위함일 수 있다”며 “애플의 선택지가 딱히 없는 상황에서 현대차만큼 기술력을 보유한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시 애플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비밀유지계약이 틀어진 만큼 현대차에 불리한 계약조건이 제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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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준 기자 jyj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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