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러시아백신 도입도 검토..화이자 공급지연 대비" [종합]

스푸트니크V 효능 92%..두 번 접종 20달러
정은경 "화이자, 일정 지연될 수 있어"

정부가 러시아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을 검토한다. 해외유입 변이 바이러스로 화이자 등 계약을 체결한 백신의 공급 일정이 불확실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8일 질병청 예방접종추진단 '시민참여형 특별 브리핑'에서 "러시아 스푸트니크 백신과 관련해서는 변이 바이러스라거나 공급의 이슈 등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추가 백신 확보 필요성에 대해 계속 검토는 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청장은 이어 "노바백스 백신에 대한 계약을 계속 검토 중"이라며 "미국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계약이 체결되면, 저희도 SK바이오사이언스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백신 구매 다국가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한 화이자 백신 구매 시기가 불확실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정 청장은 현재 화이자 백신 물량이 확정된 상태지만, 행정 절차가 남아있어 다소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스푸트니크 V'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임상 3상이 끝나기도 전에 사용을 허가한 백신이다. 그동안 안정성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지만, 최근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동료 평가 결과가 실리면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랜싯에 게재된 스푸트니크 V 임상3상 보고에 따르면 이 백신의 효능은 91.6%에 달한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블룸버그통신 등은 전했다. 이는 아스트라제네카(62~70%)보다 뛰어나고 화이자(95%), 모더나(94.1%) 백신의 효능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러시아 백신은 냉동이 아닌 냉장 보관으로 유통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가격은 두 번 접종에 20달러(약 2만2366원)로, 모더나(32~37달러) 등 해외 백신보다 저렴한 편이다.

현재 헝가리와 브라질, 인도 등 20여개 국가에서 러시아 백신 사용을 승인한 상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푸린 대통령과 스푸트니크 V에 대해 대화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화이자,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등과 백신 공급 계약을 완료한 바 있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백신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청장은 이달 마지막주에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한 물량 중 75만명분(150만 도스) 공급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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