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60달러' 유가, 왜 이렇게 올랐지?
지난해 한때 '마이너스'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던 국제유가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전 수준에 근접한 배럴당 60달러 부근까지 올랐다. 전세계적 수요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나 재고 감소로 공급이 계속 억제되고 중국 등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코로나19 상황을 예단할 수 없으나 수요 회복에 따라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지난해 10월 이후 50% 이상 올랐고, WTI도 지난주 1년 만에 배럴당 55달러를 상향 돌파했다. 팬데믹이 선포됐던 지난해 3월 공급과잉으로 폭락, 같은해 4월 배럴당 10달러대까지 곤두박질했던 유가가 1년이 채 되지 않아 팬데믹 후 고점으로 오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코로나가19가 계속해서 원유 수요를 억제하는 가운데 이뤄진 유가 회복 속도가 일부 투자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드 모스 씨티그룹 원자재 리서치 대표도 블룸버그에 "생각한 것보다 빠른 속도로 (유가) 회복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에너지주도 덩달아 강세다. 미국 대표 에너지주 엑손모빌은 올해 들어 주가가 20% 이상 뛰었고, 코노코필립스도 10%대 강세다. 뉴욕증시 S&P500에서 올해 가장 많이 오른 섹터가 에너지다. 헤지펀드 어게인캐피탈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WSJ에 "(원유) 시장이 분명히 일부 모멘텀을 갖고 있다“며 "WTI도 배럴당 60달러를 목표로 할 것”이라 내다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난주 발표에 따르면 OPEC과 러시아 등이 지난해 4월 감산에 합의한 뒤 지금까지의 감산 규모는 약 21억 배럴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현지 원유 생산기업들의 생산량도 팬데믹 전과 비교해 약 17% 줄였다. 모건스탠리는 전방위적 감산으로 전 세계 원유 및 정제유 비축분이 지난해 최대 수준 대비 5%가량 줄었다고 추산했다.
유가 상승의 다른 요인 중 하나는 아시아 지역의 소비 회복이다. 로얄 더치 쉘의 벤 반 뷰어든 대표는 지난주 블룸버그TV에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시장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인도에서도 연료 소비가 증가세다. WSJ는 시장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만약 중국과 인도에서의 원유 수요 회복세가 선진국에서도 나타난다면 유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론적으로 원유 선물은 창고에 보관하는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인도 시점이 늦은 계약일수록 비싸야 하지만 근월물이 더 비싸진 상황(백워데이션)이 발생한 뒤 이 역전된 가격 차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4월 공급과잉으로 WTI 근월물이 ‘마이너스’까지 갔던 것과는 정반대다.
원유 현물 수요가 많아져 원유 재고가 더 줄어드면 유가는 더 올라간다. 스콧 셸턴 유나이티드 ICAP의 애널리스트는 백워데이션이 "의심의 여지가 없이 강세 지표"라고 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낙관하지 말라는 경고도 있다. WSJ는 “이란의 원유 수출 확대 가능성과 새로운 코로나19 변종과 관련한 추가적인 움직임 제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원유 시장이 이 같은 장애물을 뛰어 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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