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살인사건' 주범, 1심서 징역17년..간접증거 유죄판단(종합)

법원 "시체유기 후 수년간 도피..다른 재판서 형 확정 고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중 프로그래머 둔기로 살해한 혐의

태국 파타야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가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구타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씨(36)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온다예 기자 = 태국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자신이 고용한 한국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파타야 살인사건' 주범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8일 오후 2시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35)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공범이란 실행행위에 직접적으로 관여를 하지 않아도, 다른 행위에 대해서 공동정범으로 책임을 지는 것을 말한다"며 "피해자의 시체를 부검한 결과 뇌가 부어있고, 장기 역시 상당한 손상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둔기로 인한 폭행으로 사망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태국에서 이뤄져 직접적인 증거가 많지 않으나, 간접 증거를 토대로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김씨와 공범 윤모씨가 태국에서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 사업을 한 점, 피해자가 김씨와 윤씨를 피해 국내로 돌아오려 했으나 김씨 일당에 의해 다시 거주지로 돌아온 점, 김씨의 숙소에서 철저한 감시생활을 한 점, 김씨와 피해자가 경제적 이해관계가 엮여있는 점을 간접증거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체 유기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후 두 사람이 도주함으로 인해 피해자가 발견된 것"이라며 "이는 김씨 등이 사체를 유기할 의사가 있다고 봄이 맞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 방법은 폭력적이고 잔인하며, 시체를 유기한 후 현장에서 도피해 수년 간 도망쳤다"며 "피고인은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회복을 위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고귀한 생명을 빼앗은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책임을 전부 지인과 공범에 미루고 범행을 은폐하려고 시도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국내 폭력조직에서 활동하다 태국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김씨는 2015년 11월 자신이 고용한 프로그램 개발자 임모씨(당시 24세)를 공범 윤모씨 등과 함께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직후 현지에서 검거된 공범들과 달리 김씨는 베트남으로 도주해 도피 행각을 이어갔다. 경찰청은 인터폴에 적색수배와 공조수사 끝에 2018년 4월 김씨를 국내로 송환했다.

검찰은 2018년 5월 살인 혐의에 대한 증거가 부족해 공동감금 등 혐의에 대해서만 우선 기소했다. 이후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김씨를 추가 기소했다.

재판과정에서 김씨 측 변호인은 "공범인 윤씨가 피해자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공동감금 등 혐의에서 징역 4년6개월을 받은 김씨는 현재 형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