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인근서 날린 연 때문에..착륙하던 화물기 '화들짝'

지난달 3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UPS 화물기가 착륙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주말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한 가족이 날린 연 때문에 착륙을 시도하던 화물기가 고도를 높였다가 다시 착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쯤 인천공항 활주로 남쪽 일반구역 상공에 연이 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날 오후 1시 26분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지방항공청 등 관계기관과 관제탑에 통보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인천공항 보안요원은 오후 2시 6분쯤 인천공항 남쪽 하늘정원에서 자녀와 함께 연을 날린 A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연을 회수 조치했다. 하늘정원은 인천공항에서 직선거리로 1㎞ 떨어져 있는 공원으로, 착륙하는 항공기를 가까이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A씨는 "관련 규정을 알지 못하고 가족과 함께 연을 날렸다"고 진술했다. 보안요원들은 관계기관과 협의 후 A씨에게 주의를 주고 훈방 조치했다.

A씨 가족이 날린 연 때문에 활주로 운영이 중단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후 1시 40분쯤 인천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던 화물기 1대가 착륙을 못하고 고도를 높여 선회한 뒤 다시 착륙해야 했다. 이 비행기는 중국동방항공 화물기(MU7045)로 상하이에서 출발했다.

공항시설법은 활주로, 유도로 등 공항·비행장·항행안전시설을 파손하거나 기능을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항공기 등의 항행에 위험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다행히 착륙 중인 화물기 1대 외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며 "공항 인근에서 연이나 드론을 날릴 경우 항공 안전에 위험이 될 수 있고, 벌금이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