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소상공인들 "인내에 한계 있다. 더 이상 못따른다"
12개 자영업종 모임 코로나19 대응 비대위 8~10일 점등시위
(경기=뉴스1) 유재규 기자 = "언제까지 오후 9시까지 영업할 순 없다. 더이상 '보여주기' '생색내기'가 아닌, 실질적인 지침으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게 해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부가 수도권 대상, 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을 기존대로 유지한다는 발표에 8일 경기 광명시 광명1동에 코인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A씨(40대)는 울분을 토했다.
그와 함께 노래방 업주들이 실질적 노래방 운영시간, 고위험시설 제외 등 갖가지 요구를 정부에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A씨는 동종업계 업주들과 상당한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기대에 부합하지 않은 결과에 A씨는 '망연자실'한 상황.
A씨는 "그동안 방역수칙을 준수 해왔고 인내해가며 정부지침을 따랐다"며 "그럼 들은 척이라도 해야하는데…이거 너무한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부의 재난지원금은 지급되는 대로 족족 밀린 임대료를 납부하는데 그친다"며 "확진자는 다른 곳에서 나오는데 정작 노래방 같은 곳에 제재를 가하는 이상한 논리로 방역수칙을 정하는 건 더이상 따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
PC카페 업계도 노래방 업계의 요구와 마찬가지로 현실성 있는 방역수칙을 정부에 줄곧 제안해왔다.
경기 시흥시 신천동 소재 PC카페를 운영하는 B씨(40대)는 "가게 들어서기 전, 손님들의 발열체크와 전자출입명부(QR코드) 확인 등 방역수칙을 계속 준수해 왔는데 결과는 계속적인 '제한' 뿐"이라며 "수입은 시원찮은데 자릿세, (가게)유지비 심지어 생활비까지 지출이 많아 생사위기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괜히 집회를 하겠나. 부디, 오후 9시 이후 연장운영 등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정부가 고려해달라"고 덧붙였다.
경기 용인지역에서 PC카페를 운영하는 업주이자 전국PC카페대책연합회 대표인 김기홍 대표는 "이미 PC카페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는 등 안정성을 입증했다. 그런 업종에 대해 방역에 힘쓰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정지와 규제 영향으로 이미 많은 업주들이 신용불량자가 됐다"며 "안정성을 입증한 업종은 영업제한에서 풀어달라"고 전했다.
이재인 한국코인노래연습장 협회 이사도 "노래방을 오후 9시가 아닌, 밤 12시까지 운영하게 해달라"며 "또 지난해 6월 이후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는 코인노래연습장을 중점관리시설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8~10일 3일 간 서울지역에서 획일적인 방역기준과 영업시간 제한 폐지 등을 주장하는 '점등시위'를 진행 중이다.
매장간판과 불을 켜놓는 점등시위 이후에도 방역당국의 조치가 없으면 오후 9시 이후에 가게 문을 여는 '방역 불복 개점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비대위 관계자는 전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집합금지 및 집합제한에 따른 수도권 대상 영업시간 제한에서 '연장'으로 강력히 주장한다"며 "정부는 방역기준의 합리적 조정을 위한 비대위의 요구를 더이상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전국PC카페대책연합회,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 음식점호프비상대책위원회 등 12개 자영업이 모인 단체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코로나19 확진자의 70% 이상이 집중돼 있고 감염확산 위험의 우려가 있어 수도권은 기존대로 일부 시설물에 대한 '오후 9시 영업제한'을 유지하기로 했다. 비수도권만 오후 10시까지로 연장됐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오후 9시까지 영업제한' 업종은 식당·카페,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방문판매업, 실내스탠딩공연장, 파티룸, 영화관, PC방, 학원, 독서실, 놀이공원 등이다.
현행 거리두기도 오는 14일 밤 12시까지 유지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존에 발표했던 '5인 이상 사적(私的)모임 집합금지'도 14일까지 이어진다.
정부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에 따라 방역수칙을 위반한 업소에는 과태료 처분과 별도로 지자체가 2주간 집합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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