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서 마을이장 '갑질' 논란..성추행에 돈 갈취 의혹
최근 서퍼객들이 많이 찾으면서 관광지로 떠오른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 평화로워 보이기만 하는 이 마을에서 주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마을이장 김모씨(51)의 갑질 때문이다. 최근 이 마을에서 이장이 연임되자 주민들이 더는 참을 수 없다며 '갑질' 만행을 폭로하고 나섰다.
서울에서 4년 전 강릉으로 귀농한 A씨(49)는 지난해 4월 발생한 성추행 사건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지난해 4월 5일 오후 4시쯤 A씨는 홀로 차를 타고 해변을 찾았다. A씨에 따르면 얼굴만 알고 지내던 마을이장은 그를 보자마자 덥석 차에 올랐다. 그러더니 추태를 벌였다.
A씨는 "술에 잔뜩 취한 채 조수석에 타서는 상인들에게서 해변사용료를 걷는다는 걸 자랑하듯 말했다"며 "마치 '내가 이 정도 권한이 있다'는 걸 떠벌리듯 말하는 것 같았는데, 이어 성적인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뽀뽀를 해달라며 본인 입술을 갖다 대기를 두세 번 반복"했고 "잠자리와 관련해 도를 넘는 성적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다.
결국 A씨가 "주정을 듣고 싶지 않으니 내려달라"고 언성을 높인 뒤에야 마을이장은 돌아갔다. 당시 벌어진 일에 대한 기록은 A씨가 지인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보다 2개월 전쯤 주민 B씨(65)도 피해를 봤다. 작은 매점을 운영 중인 B씨는 "밤에 취한 채 매점에 와서는 할 말이 있다면서 잠깐 가까이 와보라고 하더니 갑자기 목 뒷덜미를 잡고 강제로 입맞춤을 했다"며 "'뭐 하는 짓거리냐'고 소리를 치니 바로 나가버렸는데 너무 남사스러워 어디에 이야기도 못 했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B씨에 따르면 작년 여름쯤 B씨의 아들과 마을이장 간 시비가 붙어 경찰이 출동했는데, 그때 B씨는 피해사실을 폭로했다. 당시 경찰은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마을이장 김씨는 성추행에 이어 돈 갈취까지 일삼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피해를 봤다는 C씨(32)는 3년 전 강릉에서 서핑업을 시작했다. C씨에 따르면 처음 건물을 지을 때부터 마을이장이 찾아와 돈을 요구했다. 마을발전기금은 물론 뒤늦게 영업을 시작한 만큼 찬조금을 내야 한다고 압박했다.
C씨는 "마치 그동안 관례처럼 돈을 요구했는데, 100만 원 이상을 내야 한다면서 매주 찾아왔다"며 "그런데 정작 돈을 보내라고 하는 통장 계좌번호는 개인통장으로, 돈 사용내역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실제로 돈이 어떻게 쓰인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문제제기했다.
이어 "시골에서는 마을이장 권한이 강한 건가 싶었고, 괜히 문제제기했다가 해코지를 당할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2년에 걸쳐 총 110만 원을 냈다"며 "저는 저만 피해를 보는 줄 알았는데 저와 비슷한 분들이 많으신 데다, 계속 이곳에 펜션도 들어오는 등 새로운 상가들이 생기는데 똑같은 피해가 반복되면 안 된다는 마음에 고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해를 폭로한 주민들은 좁은 마을에서 문제를 키우지 말자는 분위기 속에서 감내하는 쪽을 택했다. 특히 성추행과 관련해서는 괜한 소문이 퍼지는 것이 걱정됐단다. 마을이장 김씨의 임기가 작년 말까지인 만큼 조금만 참자는 분위기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장이 지난해 12월 30일 연임되면서 결국 주민들은 피해 사례들을 모아 경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이에 주민 3명은 오는 9일쯤 경찰에 성추행과 금품갈취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자 5명도 추가 고소를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마을이장 김씨는 "차량에서 발생한 성추행은 당시에 술을 마셔서 기억이 없고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난 2월에 있었던 사건은 입맞춤은 사실이 아니고, 포옹하고 어깨를 토닥였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또 "B씨 아들의 폭행으로 제가 전치 3주의 피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업장에서 돈을 받는 것은 해수욕장 운영기금으로, 마을발전기금으로 돈을 받은 사실은 절대 없다"며 "사업비는 1년에 한 번 정산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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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영동CBS 유선희 기자] y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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