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백신, 변이 바이러스 예방효과 10%"..국내 도입 백신 5종 변이 효과는

김윤수 기자 2021. 2. 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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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백신, 남아공서 사용 보류…"증상 발현 못 막아"
모더나 "중화항체 생성 6분의 1로 감소…예방은 가능"
얀센·노바백스 효과 ‘뚝’…화이자는 추가 검증 필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한국 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월 말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백신을 무력화할 위험이 있는 해외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백신과 바이러스 사이의 싸움 양상이 다시 불투명해지고 있다.

8일 외신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확산 위험이 높아진 남아프리카공화국발(發)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는 감염 예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백신은 이보다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됐지만 효과가 크게 떨어지거나 추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남아공 변이의 발원지인 남아공의 보건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자국 내 사용을 보류하기로 했다. 향후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사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동 개발한 영국 옥스퍼드대와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 공동 연구팀이 최근 2026명을 대상으로 남아공 변이에 대한 효과를 시험한 결과 "예방 효과가 10%로,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경증과 중등증 발현을 막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도 이날 질병관리청 브리핑에 참석해 "중화항체가가 기존 60%에서 20%대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백신의 기존 효과는 66%로 보고됐다. 영국, 남아공 연구팀은 감염되더라도 중증 발전과 사망 위험을 줄여줄 수는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연구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전날 "해외에서는 변이 바이러스가 점점 더 빠르게 확산돼 우세종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가을까지 변이 바이러스를 더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차세대 백신을 개발·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당장 이달부터 총 1000만명분이 국내에 들어와 2분기부터 본격 사용될 이 백신으로는 남아공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걸 막는 데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주황색)의 전자현미경 사진.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모더나는 기존 바이러스에 94%의 예방 효과가 확인된 자사의 백신이 지난달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함께 진행한 실험 결과, 남아공 변이에 대해 "중화항체 생성이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지난달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결합해 감염력과 독성을 떨어뜨리는 면역 성분으로, 양이 많을수록 면역효과가 높아진다.

모더나는 "이 정도의 중화항체 양도 접종자를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이다"라면서도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부스터샷(2회차 접종)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조만간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기존 95%의 예방 효과가 보고된 화이자 백신도 남아공 변이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접종자의 몸속에서 만들어진 항체를 세포에 투여했더니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 화이자는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의 핵심 돌연변이가 우리 백신이 유도한 면역반응을 이기진 못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다만 아직 실험실에서 세포 수준으로 얻은 실험결과이기 때문에 임상시험을 통해 추가 검증이 이뤄지기 전까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신체가 중화항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설계도’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주성분으로 하기 때문에 변이에 대응하기가 비교적 쉽다고 평가받는다. 바이러스 변이에 맞춰 설계도만 새로 그리면 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현재 공급되고 있는 물량도 기존 백신보다 빠른 10개월만에 개발이 끝났다. 다만 세계적으로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하는 중화항체. /조선DB

아스트라네제카와 같은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방식으로 만들어진 얀센(존슨앤존슨 자회사) 백신은 남아공 변이에 57%의 예방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66% 효과보다 소폭 감소했다. 다만 임상시험이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가진 사람이 포함된 남아공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예방 효과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HIV 보균자에게는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바백스 백신도 남아공 변이에 대해서는 기존 89%의 효과를 유지하지 못했다. 역시 남아공 환자 대상 임상에서 HIV 보균자에겐 49%, 미보균자에겐 60%의 효과를 보였다.

얀센과 노바백스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우리나라 보건당국 등이 정하는 예방효과 평가 기준인 50%를 여전히 넘어, 남아공 변이가 우세종이 될 경우에도 어느 정도 집단면역 형성에 기여할 전망이다. 다만 얀센 백신은 국내 도입 백신 중 물량이 가장 적은 600만명분만 공급되고, 노바백스 백신은 아직 계약이 완료되지 않아 공급이 불확실하다는 단점이 있다.

전날까지 집계된 국내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51명이고 그중 남아공 변이 확진자는 9명이다.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기존보다 1.5배 높고, 중화항체의 수명을 줄여 재감염 위험성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변이 종류인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은 백신 5종 모두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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