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잇는 K치료제.."상반기 3~4종 사용 가능성"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COVID-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조건부 허가를 받으면서 국산 1호 코로나치료제가 탄생했다. 종근당·녹십자·대웅제약 등 후발주자들도 올 상반기 중으로 조건부 허가나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백신 접종과 맞물려 코로나19 극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외에도 종근당·녹십자·대웅제약 등이 '2호 코로나치료제'를 목표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 3~4종의 국산 치료제가 의료현장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5일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최종점검위원회를 열어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의 조건부 허가를 승인했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해 허가받은 첫 코로나 치료제로, 셀트리온은 이미 10만명 분의 재고를 확보한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달 중 회사와 논의해 공급가격과 투여기관을 정한다. 이 달부터 본격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급성췌장염 치료제인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의 코로나19 치료제 조건부 허가를 이달 중 식약처에 신청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달 중순 러시아에서 100여명 규모 임상 2상을 마쳤다.
'나파벨탄'은 중증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회사는 설 연휴가 끝나는대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라 이르면 3월 말 식약처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가 '검증 자문단-중앙약심-최종점검위원회' 등 총 3단계를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까진 40일 안팎이 걸린다.
이와 별개로 종근당은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한국·러시아·호주·인도 등 7개국에서 2440명 규모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중증환자 치료 목적의 혈장치료제 'GC5131A'를 개발 중이다. 지난달 31일부로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 임상2상을 마쳤다. 3월까지 최종 임상결과를 내고 4월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녹십자 혈장치료제는 정식허가 이전부터 이미 중증환자 치료를 위해 의료현장에서 지난 7일까지 30여건 이상 사용하고 있다. 치료목적사용승인 제도를 통해 다른 치료수단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환자인 경우 허가되지 않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다.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을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호이스타정은 만성췌장염, 위절제 수술 후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로 허가받은 의약품이다. 이미 국내에서 유통·판매되고 있어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지난해 말 완료한 임상2상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주평가변수인 '바이러스 음전(양성→음성)'에 걸린 시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추가적인 임상을 진행하면서 향후 허가 관련 일정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회사는 국내 중증 코로나 환자 1072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을 세 트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2b상/3상,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3상, 예방치료를 목적으로 한 임상3상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아직 조건부 허가나 품목허가 신청과 관련해서 구체화된 일정은 없다"며 "다만 일부 병원에서 중증 환자 치료용으로 '호이스타정'의 허가초과사용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허가초과사용은 허가받은 적응증 외 용도로 처방하겠다는 것으로 병원이 자체적으로 임상시험심의위원회를 거쳐 코드를 부여한 후 의약품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서울성모병원이 임상 2/3상이 진행 중인 호이스타정 임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판단해 허가초과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세 곳 외에도 부광약품, 엔지켐생명과학, 신풍제약, 크리스탈지노믹스, 제넥신, 뉴젠테라퓨틱스, 동화약품, 이뮨메드 등이 국내외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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