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건군절' 지낸 北 "경제 건설도 군민협동으로"

강유빈 2021. 2. 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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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73주년 건군절(정규군 창건일)인 8일 군에 대한 당의 통제를 부각하며 대규모 건설 등 경제건설 전반에서 군이 주도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대회에서 밝힌 전략무기 개발 등 군 현대화 기조를 재차 상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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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현재까지 특이 동향 없어"
과거엔 열병식 등 대규모 기념 행사
북한 대외선전용 월간지 '금수강산'은 8일 '인민을 위한 일에 앞장서는 군대' 제목으로 수해복구 현장과 문화 휴양기지 및 기념 건축물 건설 현장 등에서 군부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태풍 피해현장에서 새 살림집(주택)을 세우고 있는 군인들. 금수강산 캡처 연합뉴스

북한이 73주년 건군절(정규군 창건일)인 8일 군에 대한 당의 통제를 부각하며 대규모 건설 등 경제건설 전반에서 군이 주도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군 현대화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과거에 비해 강화된 군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다만 대규모 기념행사 개최 소식은 없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노동당의 영도에 끝없이 충실한 혁명적 당군(黨軍)이 있기에 주체의 사회주의 위업은 필승불패다’ 제하의 1면 사설에서 “인민군대를 철저히 ‘조선노동당화’하는 것에 우리 식 사회주의의 승리적 전진과 국가와 인민의 강대함, 창창한 전도가 있다”고 강조했다. 군이 당의 철저한 통제 아래, 당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의미다. 북한은 지난달 열린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규약을 개정해 당이 군의 상위 조직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지방경제 발전을 위한 주택 건설 등 당대회 과업 수행에 군을 적극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사설은 “인민군대는 당의 사회주의 건설 구상을 앞장서 실현해나가는 척후대, 본보기 집단”이라고 규정한 뒤 “사회주의 건설의 새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서 군민대단결, 군민협동작전의 위력을 남김없이 과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으로 “검덕지구를 국가적 본보기 산간 도시, 광산 도시로 일떠세우는 사업을 비롯해 주둔지역 시ㆍ군을 사회주의 선경으로 꾸리기 위한 군민협동작전에서 주동이 되고 선도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검덕지구는 함경남도에 위치한 주요 광산지대다. 지난달 30일 북한 통일신보는 "주택 2만5,000세대를 건설하라"는 김 위원장 지시에 따라 백두산건축연구원이 검덕지구 건설계획 수립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건군절을 맞아 지난해 10월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사진을 싣고 "우리의 군사력은 그 누구도 넘보거나 견주지 못할 만큼 발전하고 변했다"라고 강조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강한 군사력’ 과시도 빼놓지 않았다. 신문은 “우리 인민군대는 침략 세력이 원하는 그 어떤 전쟁 방식에도 대응해줄 수 있고 단호히 제압 분쇄할 수 있는 무적의 강군”이라며 “만약 적대 세력들이 우리를 털끝만큼이라도 건드린다면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동원해 공화국 영토 밖에서 철저히 응징할 것”이라고 했다. 또 “첨단화된 현대적인 군으로 더욱 튼튼히 준비시키는 당의 의도를 높이 받들고 모든 군종, 병종을 세계 최강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대회에서 밝힌 전략무기 개발 등 군 현대화 기조를 재차 상기한 것이다.

그간 북한은 여러 군중 동원 행사로 건군절을 기념해왔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등을 고려한 듯 비교적 조용히 지나가는 모습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건군절 73주년 관련 노동신문 1면 사설, 군 장병 위문·편지 발송 등의 보도가 있었으나 그 외에는 현재까지 특별한 동향 보도가 없다”고 전했다. 2018년 건군절에 김 위원장은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열병식을 열었고, 2019년엔 인민무력성을 찾아 축하 연설을 한 뒤 공훈국가합창단 공연을 관람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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