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설엔 우리가 간다"..가정마다 연휴모이기 '고심'
방역수칙 어기다 적발되면 심하면 구상권 청구 당할 수도
맘카페 등서 5인 이상 모일 경우 셀프·대리신고 게시글도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설 명절을 앞두고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따른 5인 이상 집합금지에 대응해 각 가정마다 가족과 친지끼리 어떻게 모일 지 고심에 빠졌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고향 방문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설날 차례상과 새해 떡국을 나눠먹는 명절 문화가 형성돼 있어 가족과 친지 간 만남을 원천적으로 막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가족들은 5인 이상 집합금지에 대응해 방역지침을 준수해 4명 이하로 따로 나눠 보거나 아예 보지 않기로 하는 등 달라진 설 명절 분위기에 알차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며늘아기야, 넌 편히 쉬어라"…시댁서 음식 장만해 상경
"결혼한 자식과 손주들이 다 모이면 5명이 넘어가니까 따로 보기로 했어요."
경기 화성시에 사는 이모(67·여)씨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설 명절을 앞두고 예년과 달리 올해는 결혼해 분가한 자녀들과 다같이 모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슬하에 아들과 딸을 둔 그는 두 자녀가 모두 결혼해 출가한 상태로 손주들까지 포함해 명절에 모두 모이면 인원이 7명이다.
이 씨는 집 근처에 자식들이 살아 자주 왕래하는 편이지만,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명절에 모여 떡국을 나눠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이번 설 명절에는 이 씨 부부가 모처럼 첫째 아들 내외 집을 찾기로 했다.
아직 손주가 없는 첫째 아들네의 경우 서로 모여도 네 식구다. 이 씨가 집에서 함께 먹을 설날 음식과 며느리가 좋아하는 메뉴를 직접 만들어 갖고 와서 먹을 예정이다.
둘째 딸은 손주들까지 모두 만나면 수도권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에 걸리기 때문에 안 보기로 했다. 대신 부부가 남은 연휴 기간을 활용해 근교에 자동차 드라이브를 다녀올 계획이다.
이 씨는 "한가족이 모일 수 없어 아쉬움이 크지만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게 현실인 만큼 다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슬기롭게 명절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 걸리겠지’ 느슨한 생각하다간 큰코다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설 연휴가 끝나는 2월14일 자정까지 현행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유지된다.
정부 당국은 11일부터 4일간 설 연휴를 앞두고 지역 간 이동과 여행, 모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최근 1주간 확진자 접촉에 의한 감염은 34.9%를 차지했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는 23.1%로 나타나는 등 경로 미상의 감염이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해 단체로 사적 모임을 되도록 갖지 않으려는 사회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정부와 지자체들이 방역지침 위반으로 적발된 사람에게 처벌은 물론 구상권까지 청구한다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알리면서 시민들의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행정명령 위반으로 확진자 발생이 확인됐을 경우 벌칙규정에 따른 고발(300만원 이하 벌금), 치료 등의 비용에 대해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느슨한 경계로 방역수칙을 어기다 걸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충북 청주에서는 지난 달 31일 원룸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20대 등 8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들의 모임금지 명령 위반 사실을 관할 구청에 통보했다.
지역별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어기고 설 명절에 모이면 시댁을 셀프 신고하거나 대신 신고해주겠다’는 내용의 게시글도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결혼 5년차를 맞는 이모(37·여)씨는 "코로나19가 풀리기 전까지 시댁을 안 볼 수는 없지만 명절처럼 어린 손주들을 포함해 많은 가족이 모일 때는 감염 위험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급적 조심하는 게 좋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면 모임을 가지려는 시댁과 명절 문화에 며느리들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셀프 신고라는 말까지 꺼내게 됐는지 그 이유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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