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금명간 전원회의 개최 예상..'학습' 끝내고 사업 본격화
대미·대남 메시지 발표 여부 등도 주목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북한이 곧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이달 상순 전원회의를 소집한다는 노동당 발표를 고려하면 회의는 8~9일, 금명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 중앙위 전원회의는 북한의 핵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회의체다.
당 대회에서 나온 결정 관철에 대한 학습을 끝낸 북한은 이제 본격적인 사업 단계에 들어설 전망이다. 미국을 향해 '강대강, 선대선'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던 북한이 이번 회의에서 보다 구체적인 대미 메시지 등을 내놓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지난 6일 자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서에서 전원회의를 2월 상순 내에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전원회의는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전략적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각 부문들의 2021년도 사업계획을 심의하고 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지난달 5년 만에 개최한 제8차 당 대회에서 '경제 목표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면서 실패를 자인했다.
그는 경제 문제를 집중 부각하며 '미진한' 경제 부문을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다짐했고, '자력갱생' 기조가 담긴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으로 경제난을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폐막사에서는 앞으로도 북한은 핵기술 개발을 계속할 것이라며 국방력 강화 기조도 천명했다.
이후 북한은 1월 내내 당 대회 결정 관철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들은 당 대회 결정을 철저히 관철하고 정신과 사상을 무장해야 한다며 연일 '학습'을 촉구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구호 '이민위천·일심단결·자력갱생'이나 '결정 관철'을 강조하는 문구가 적힌 선전화도 제작됐다. 당 대회에서 중심 과업으로 제시된 기간공업, 농업, 경공업 등 부문이 성공적으로 1월 전투목표를 달성했다면서 계속해 승리적 전진을 지속해나가야 한다고도 독려했다.
북한이 당 대회에서 전반적인 목표를 제시했다면 이제 전원회의에서는 이를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각 후속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 대회 결정 기조에 따라 분야별 방향을 확립하고 올해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등 후속 조치가 다뤄질 전망이다. 구체적인 목표 수치가 제시되지 않았던 주요 부문에 대한 대책이 발표될 수도 있다.
아울러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북한이 추가로 대외정책을 발표할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북한은 앞서 당 대회에서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밝히며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그에 맞춰 대응하겠다며 선택지를 넘겼다. 남한에도 '하는 만큼' 상대하겠다며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남측이 먼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교착 국면에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되 대화에는 '열려 있다'라고 시사하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당 대회가 열린 시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전이였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북미 대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이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주목된다.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당 대회 이후 대외 상황에 일부 변화가 있는 만큼 북한도 추가적인 제스처를 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진행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제, 어디서든 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고, 그렇게 남북 정상 간 만남이 지속하다 보면 신뢰가 쌓이면서 언젠가 김 위원장이 남쪽으로 오는 답방도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했고, 북한이 문제로 지적하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는 "필요시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새 미국 행정부나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추가 메시지를 낼지, 혹은 당 대회에서 표출한 '거리두기'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지 시선이 모인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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