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vs 개발국, 온실가스 저감 '틈'..거멀못 없나

2021. 2. 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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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반구 81개 도시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 유형 나왔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대기오염물질 줄이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구가 버텨내지 못할 것이란 과학적 근거에 따른 것이다. 문제는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의 간극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데 있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은 “지금부터는 지구를 생각해 석탄과 석유 등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 배출원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인도와 중국 등 경제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나라들은 “(미국과 유럽은) 그동안 석유와 석탄을 이용해 온갖 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 경제개발을 해 놓고 이제 우리가 경제개발에 나선다고 하니 적극적으로 규제하고 나선다”고 비판한다.

온실가스 배출에 1차 책임이 있는 미국과 유럽이 국제 사회의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적극적으로 자본과 기술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한다.

북반구 도시의 CO/CO2(a), NO2/CO2(b) 비율을 각 도시의 GDP와 비교했다. 초록색은 개도국 도시, 검정색은 선진국 도시를 나타낸다. 선진국은 GDP가 증가할수록 증가세가 작은데 개도국의 경우 GDP가 증가할수록 비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서울대]

이런 가운데 국제 연구팀이 북반구 81개 도시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 유형을 개발해 눈길을 끈다. 이번 연구결과에서도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의 ‘틈’이 확인됐다.

북반구 도시들을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 지역으로 분류해 국내총생산(GDP)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부분의 선진국 도시들은 GDP 증가에 따라 CO/CO2(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일산화탄소 비율)와 NO2/CO2(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이산화질소 비율)의 작은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개도국 도시들은 GDP 증가당 비율이 매우 높았다. 특히 인도 뭄바이나 중국 톈진처럼 급속한 경제발전에 직면한 개도국 도시들은 GDP 증가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은 더 많이 증가했다.

이는 개도국 도시들의 덜 엄격한 오염 통제 조치와 함께 화석 연료의 낮은 연소효율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개도국 도시들의 경제발전에 따른 대기질 저하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오염 관리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박하영 연구원,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네덜란드 왕립기상연구소(KNMI)로 구성된 한국-미국-유럽 공동 연구팀은 온실가스 관측 인공위성을 사용해 북반구 도시의 온실가스 배출 패턴과 배출 특성평가의 표준화 기법을 개발했다.

◆선진국과 개도국 '인식의 차' 극복이 관건

도시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에 따라 대기질도 함께 악화되는 흐름이 강하다. 도시의 개발 수준에 따라 대기질 악화 정도에 차이가 난다. 이 같은 결과는 전 세계 81개 대도시의 온실가스와 대기질을 균일한 방법으로 비교 분석한 첫 사례이다.

도시에서는 기후변화와 지구 가열화를 유발하는 전 지구의 70% 이상의 CO2가 배출되고 있다. 대기오염의 전구물질인 CO와 NO2 또한 도시에서 많이 배출되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도시에서는 난방·에너지, 자동차 사용과 같은 인간 활동으로 인위적 이산화탄소와 대기오염물질이 많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도시에서는 이산화탄소와 대기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숙제 중 하나가 됐다. 도시는 기후변화 완화와 이산화탄소 감축, 대기질 개선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도시 내에 있는 인위적 배출원에서는 대부분 CO2와 함께 대기오염의 전구물질인 CO와 NO2가 동시에 배출된다. 이 물질들의 관계와 비율을 통해 해당 도시의 배출특징을 파악할 수 있었다.

북반구 도시의 CO/CO2(a)와 NO2/CO2(b) 비율 순위. 색깔은 각 지역을 의미한다(빨강:미국, 노랑:유럽, 파랑: 아시아). CO2 대비 대기오염물질이 높을수록 대기질이 악화하는 것을 뜻한다. [사진=서울대]

정수종 교수 연구팀은 인공위성을 이용해 전 세계 북반구 81개 대도시의 이산화탄소와 대기오염물질의 상관성과 비율을 분석해 도시의 배출 특성을 평가했다. 이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전 세계 대도시 온실가스와 대기오염을 동시에 분석한 첫 사례이다.

연구결과를 보면 CO2와 대기오염물질인 CO와 NO2가 양의 상관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에너지사용량과 인간 활동이 증가할수록 대기질에 영향을 미치는 대기오염물질도 함께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도시 에너지사용량을 반영하는 CO2를 사용해 대기오염물질의 비율을 비교했을 때 각 도시의 배출 특성과 사회경제적 특징이 잘 반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들을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으로 분류했을 때 아시아 지역의 도시들과 유럽의 상업 도시들이 CO2 배출 대비 대기오염물질 CO와 NO2 비율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의 CO/CO2, NO2/CO2 비율은 도시의 인구수와 GDP와 상관성이 있었다. 도시 규모나 경제발전이 커질수록 대기질이 악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위성 관측을 통해 도시의 이산화탄소와 대기오염물질의 동시 배출을 제어하는 요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정 교수는“국가의 탄소 중립 정책에 따라 도시에서는 기후변화와 대기질 개선을 위해 에너지 전환과 탈탄소의 적절한 대응 정책 수립이 고려돼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이산화탄소 감축과 대기질 완화를 위한 전략에 사용될 수 있는 결과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Remote Sensing of Environment(논문명:An assessment of emission characteristics of Northern Hemisphere cities using spaceborne observations of CO2, CO, and NO2) 2020년 12월 온라인판에 실렸다.

세종=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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