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거짓해명' 일파만파..법조계 안팎 "즉각 사퇴하라"
주호영, 대법원 앞 1인 시위..안철수도 사퇴 요구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와의 면담 과정에서 '법관탄핵' 언급 여부를 놓고 거짓해명을 해 논란을 일으킨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압박이 연일 거세지고 있다.
8일 법조계 단체들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김 대법원장에게 사법개혁 의지가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김 대법원장이 사법부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즉각 사퇴만이 사법부 살리는 길"… 前변협회장·법학교수들 성명
김두현(30대)·박승서(35대)·이세중(37대)·함정호(39대)·정재헌(41대)·신영무(46대)·하창우(48대)·김현(49대) 등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8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 앞에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는 것만이 공인으로서의 책무이며 우리 사법부를 살리는 길"이라며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임성근 부장판사의 사직과 관련된 진실 공방과정에서 공개된 김명수 대법원장의 녹취록을 통해 더 이상 사법부 수장의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했다"며 "대법원장이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국회에서 탄핵을 당하도록 사표의 수리를 거부한 것은 우리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은 사실을 감추려고 허위 진술서까지 작성하여 국회에 보냈다"며 "사법부 독립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집권 정치세력의 부당한 압력에 맞서 사법부의 독립을 수호할 의지는커녕 권력 앞에 스스로 누워버리고 국민 앞에서 거짓말 하는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헌정사의 치욕"이라고 지적했다.
사단법인 대한법학교수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대법원장의 언행을 보면 국민들에 대한 배려는 전무하고 중심없이 정치권력에 좌고우면하는 모습만 보인다"며 "대법원은 아직도 대법원장을 축으로 한 사법권력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수회는 "대법원장이 언론을 통해 그 당시 탄핵을 언급한 사실이 없었다고 거짓말 한 사실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며 "국민을 속인 대법원장을 사법부 수장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도 했다.
최근 대법원이 단행한 법관 정기인사에 대해서는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를 통해 제1순위 법원장 임용대상 판사에게 사표를 종용해 결국 사직하게 만든 사건이 발생했다"며 "대법원장 자신이 속했던 연구회에 소속된 법관들은 우대해 승진시키고 반대로 다른 법관들은 홀대하는 대법원장을 국민들은 어떻게 볼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 정치권에서도 '사퇴' 촉구…"탄핵거래 실상 만천하에 드러나"
정치권에서도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김 대법원장은 사퇴할 뜻이 전혀 없다. 거짓말과 탄핵 거래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최소한의 양심의 가책은커녕 수치심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날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주 원내대표는 김 대법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1인 시위를 이어 가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세 번째 반려한 후 여당은 임 판사 탄핵안을 꺼냈는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수준이 아니라 짜고 치는 노름판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도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더 큰 문제는 사법부 수장이 재판의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수호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 본질"이라며 "후배들에게 부끄럽고 국민에게 면목 없는 짓 그만하시고 거취를 결정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임 부장판사와의 면담에서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며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김 대법원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의혹을 부인했으나 임 부장판사가 면담 당시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약 9개월 전의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사실과 다르게 답변했다'며 사과했다.
한편,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돼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오는 28일 임기만료를 앞둔 임 부장판사는 헌재의 심판이 있을 때까지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hahaha82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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